습관처럼 방송지연 사고, 결방 초래하는 tvN

지난 24일 전파를 탄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방송 지연과 미흡한 CG처리 화면으로 방송이 중단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방송화면 캡처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지난 24일 전파를 탄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는 최악의 방송 참사를 만들어냈다.

두 차례 방송이 지연되더니 미흡한 컴퓨터그래픽(CG)처리 화면이 그대로 노출되는가 하면, 세 번씩이나 사과 자막을 띄웠다. ‘화유기’ 애청자들로서는 황당한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고작 2회 방송만에 이런 사고가 났다는 점이다.

이날 ‘화유기’가 시작하고 1분짜리 중간광고가 나갈 때까지만 해도 별 탈이 없었다. 그러나 광고가 끝난 뒤에도 어쩐 일인지 ‘화유기’ 본방송은 깜깜 무소식인 채, 내년 방송 예정인 ‘윤식당2’와 드라마 ‘마더’ 등의 예고편이 줄줄이 화면을 채웠다. 시청자들은 10분 이상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고민해야 했다. 드라마가 다시 시작하자 이번에는 미흡한 CG화면이 문제였다. 악귀로 변신해 공중에 떠있는 배우들의 와이어가 그대로 노출됐고, 카메라가 비춘 액자에는 미쳐 CG작업이 이뤄지지 못한 블루 스크린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tvN도 더 이상의 방송은 무리라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돌연 '방송사 내부 사정으로 종료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기고는 방송을 중단해버렸다. tvN은 25일 오후 6시10분 ‘화유기’ 2회를 “중간광고 없이” 재방영 했지만, 재발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건 괜한 노파심일까.

방송가에선 ‘생방송을 찍어내는 듯한 빠듯한 촬영 일정’과 ‘손이 많이 가는 CG작업’에 발목잡혔다고 말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화유기'는 지난 10월초 4부까지 대본이 이미 완성됐다. 촬영도 그 즈음부터 시작해 여유가 있었다. 주목할 부분은 ‘화유기’는 박홍균 PD가 MBC에서 CJ E&M으로 이적한 뒤 내놓은 첫 작품이라는 것이다. 지난 4월말 MBC를 퇴사한 그는 곧바로 ‘화유기’ 제작에 참여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드라마를 만들다 케이블 채널로 옮겨와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거치지 못했다. 그는 “촬영 방식이나 분위기는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지만 그렇지 않다. 지상파는 60~80분 분량으로 만든다. tvN드라마는 100분 이상 방영한다. 편성시간만 봐도 제작진은 압박 받을 수밖에 없다. 박 PD가 길어진 편성시간을 계산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방송사의 책임은 더 크다. tvN의 드라마 방송지연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12월 20일 '응답하라 1994'(응사) 18회 방송은 이번 사고와 판박이였다. 중간광고가 끝나고 방영되어야 할 드라마는 나오지 않고 tvN프로그램 홍보물과 ‘응사'의 지난 예고편 등이 12분 가량 전파를 탔다. 당시 tvN은 "편집이 지연돼 테이프 입고가 늦어졌다"며 “제작진의 열정과 욕심이 본의 아니게 방송사고라는 큰 실수로 이어졌다"고 사과했다. 문제는 이런 식의 사고가 이번 ‘화유기’에서도 똑같이 반복됐다는 사실이다. 방송사고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CJ E&M의 잘못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tvN은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위해서는 “결방”한다는 고지도 습관처럼 내놓는다. 아니나다를까 결국 ‘화유기’는 31일 방송 예정인 4회를 결방하고 차주로 미뤘다. 현재 방영 중인 tvN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도 같은 이유로 이번 주 결방된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미 ‘응답하라 1988’ 역시 완성도 문제로 지난해 1월 첫째 주 방송이 결방된 적이 있다. 밥 먹듯이 방송 지연 사태가 벌어지고 습관처럼 결방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식으로 시청자에게 일방 통보하는 tvN의 방식도 납득할 수 없다. 방송사고는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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