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귀국 후 박지원 만나 대화
朴도 黨 지키는 쪽으로 무게 전환
안철수ㆍ반대파 여론도 경청
孫측 “유승민과 성탄절 회동 후
통합 찬반 결론 나올 듯”
국민의당도 바른정당도 촉각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2개월 보름가량의 미국 체류 일정을 끝내고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이 통합 반대의 핵심인 박지원 전 대표를 만난 데 이어 통합의 또 다른 핵심 축인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도 성탄절 회동을 추진 중이다. 호남계와 안철수계의 구애를 동시에 받고 있는 그가 유 대표와의 담판 회동을 통해 논의 가능한 수정된 통합론을 꺼내 들 경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정국이 요동칠 공산이 크다.

손 고문은 2개월 동안의 미국 체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당일인 21일 저녁 박 전 대표와 즉시 독대를 하고 22일에도 박 전 대표의 부인이 입원한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해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안철수 대표와는 같은 날 저녁 만찬 회동을 가졌으며, 강경 반대파의 수장인 정동영ㆍ유성엽ㆍ이상돈 의원 등 복수의 호남계와도 식사를 했다.

손 고문은 광폭 행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어느 쪽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계는 전당원투표 이후 최고위원 집단 사퇴 등으로 당 지도부를 무력화 시킨 뒤 손 고문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안철수계는 신당 창당 시 초대 당 대표로 손 고문을 지지하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손 고문은 성탄 연휴 중 유 대표와 만난 뒤 입장을 정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유 대표가 “보수 개혁의 가치에 동의해야 통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천명한 가운데 손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손 고문의 측근은 24일 "회동 뒤 통합 찬반에 대한 결론이 나면, 투표 전 적극적으로 이를 현실화할 추가 행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 고문과 대화를 나눈 박지원 전 대표가 최근 '안철수 때리기' 전략을 거두고, 설득 쪽으로 방향을 미세하게 조정한 대목도 주목된다. 통합 반대의 의지를 꺾은 것은 아니지만, 호남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박지원 전남지사ㆍ정동영 전북지사 + 구 민주계의 광주시장 도전' 독립 시나리오가 아직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을 지키기 위해 나쁜 (전당원)투표(와 관련된) 전화 여론조사는 끊어버려야 한다"면서도 "자식을 방치하고 죽음의 길로 안내하는 어머니는 없다. 안 대표가 합당 추진을 취소하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길 간곡히 바란다"는 말로 협상의 길을 다시 열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손 고문이 유화적인 통합찬성파로 호남계와 협상 지대를 만들고, 박 전 대표가 안철수계와 정치실리적 내용을 공박하면 극단적인 대립 상황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며 "두 원로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통합 로드맵이 조금 더 생산적 방향으로 다시 논의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의당의 전당원투표는 27일부터 30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 실시하는 케이보팅과 ARS투표를 통해 진행된다. 최종 결과 발표는 31일 오후 1시에 이뤄질 예정이지만, 강성 호남계는 26일 전당원투표 무효 소송과 관련된 가처분 신청을 먼저 법원에 제기할 방침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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