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20주년… 신곡 '끌림' 내고 “쓸모 있는 위로 곡에 담고파”

가수 양파는 "예전엔 내 음악과 정반대에 있는 장르의 음악에만 꽂혀 있었다"고 말했다. 양파는 록음악을 좋아한다. RBW 제공

양 갈래머리를 한 17세 여고생 양파(본명 이은진ㆍ38)는 ‘원조 역주행 스타’다. 1996년 12월 1집 ‘애송이의 사랑’을 낸 뒤 석 달여 동안 TV에 나오지 못했다. 그를 찾아주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어서였다.

양파는 고등학교 반 친구들이 학교 담벼락 등에 1집 포스터를 붙여 주며 홍보를 도와주는 걸 위로로 삼았다. 자신 만의 추억으로만 남을 줄 알았던 1집에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 건 1997년 3월이었다.

양파는 MBC ‘인기가요 베스트 50’에서 ‘헬로 뉴페이스’로 소개돼 처음 TV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흥우 PD가 책상 위에 놓인 양파의 앨범을 우연히 듣고 양파를 섭외해 찾아온 행운이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양파는 “HOT가 ‘전사의 후예’로 1등 하던 날”이라며 데뷔 무대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양파는 HOT 무대 직전에 올라 2분 30초 동안 노래했고, 이후 그는 스타덤에 올랐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채소 중에 20년 동안 죽지 않고 살아 남은 건 양파 밖에 없을 거라고요, 하하하.”

넉살을 떨었지만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양파는 마음 한 구석이 무겁다. 소속사와 문제 등으로 6~7년 동안 연예 활동을 쉬었기 때문이다.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하지 못한 데 대한 가수로서의 자책이었다.

“골방에 틀어박혀 울기만 했던 것 같아요, 20대엔요. 제가 이렇게 이 분야에 오래 있을 지도 몰랐고요. 힘들었을 땐 음악도 싫었는데, 이젠 제게 너무 고맙고 소중한 존재가 됐네요.”

양파는 이달 중순 신곡 ‘끌림’을 냈다. OST가 아닌 신작 발표는 2012년 낸 앨범 ‘투게더’ 이후 5년 7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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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은 모던록 장르의 곡이다. 신곡에서 양파는 재즈풍으로 노래를 부른다. ‘애송이의 사랑’이나 ‘아디오’와 비교하면 보컬 톤이 180도 변했다. ‘끌림’을 듣다 보면 ‘양파 맞아?’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는 “새로운 창법에 대한 갈증이 커” 변화를 줬다고 했다.

“양파하면 ‘뽕끼’ 어린 팝 발라드를 부른 가수란 이미지가 떠오르잖아요. 늘 변화에 대해 생각만 하다 시도를 못했는데, 이번엔 김도훈 작곡가와 작업하면서 용기를 얻었어요. ‘누군진 모르겠는데 노래가 좋다, 알고 보니 양파네’란 반응을 기대했어요. 익숙한 목소리로 갈까 했지만, 새로운 양파의 모습으로 청취자들에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끌림’의 가사는 양파가 썼다. 연인으로부터 보고 싶다는 전화를 받은 뒤 잊고 있던 설렘을 다시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곡을 시작으로 양파는 6집에 담을 노래를 추후 하나씩 공개할 예정이다. 나얼, 윤종신 등과 합작도 한다. 양파는 “진솔한 이야기를 음악에 담고 싶다”고 했다.

양파는 소설 ‘82년생 김지영’, ‘한국이 싫어서’ 등을 읽으며 세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양파는 “‘세상의 김지영’들이 나를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며 “사람들이 내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고 공감도 얻을 방법을 고민하다 책을 찾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뭘 알아야 쓸모 있는 위로 한 소절이라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하는 일이다.

데뷔 초엔 놀림을 받아 싫었지만, 양파는 자신의 활동명이 지금은 너무 고맙다.

“여가수로 앞으로의 10년이 아주 수월할 것이라 보진 않아요. 다만, 음악이 제 인생의 전부를 담는 일이란 걸 깨달아 60세가 돼서도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라 40~50주년 기념 공연을 하면서요.”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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