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관 '포스트휴먼이 온다', 김동진 '조선의 생태환경사'

본심에 오른 학술서적 10종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책들이 많았다. 특히 김재인의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와 김덕영의 ‘루터와 종교개혁’, 그리고 임태훈 등이 쓴 ‘한국테크노컬처 연대기’ 등은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숙의 끝에 심사위원들은 두 권의 책을 공동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김동진의 ‘조선의 생태환경사’와 이종관의 ‘포스트휴먼이 온다’였다.

포스트휴먼이 온다. 이종관 지음, 사월의책 발행

이종관은 여러 해 전부터 ‘철학적 미래학’의 새 길을 준비해왔다. 수상작 ‘포스트휴먼이 온다’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철학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치열하게 검토하고 있다. 저자는 철학이 ‘지식박물관’의 역할에서 벗어나 절박한 인간의 미래 문제에 도전하기를 촉구한다.

이 주제를 보다 깊고, 넓게 다루기 위해 저자는 과학자들과도 빈번히 교류해왔다. 특히 ‘가상현실’의 체험이 인간의 지각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저자는 집중적으로 탐구하였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 이미지와 실제의 세계를 넘나드는 인류의 오랜 꿈. 이는 기술의 진보를 통해 곧 실현될 전망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져올 ‘쾌락’이 미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정치공간과 일터의 민주화가 병행되지 못하면 ‘4차 산업혁명’은 외려 퇴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새겨 들어야 할 귀한 목소리이다.

조선의 생태환경사. 김동진 지음, 푸른역사 발행

또 다른 수상작 ‘조선의 생태환경사’는 독자의 시선을 ‘낯설고 새로운 과거’로 이끈다. 김동진은 우리 삶의 근본조건인 생태환경의 특성과 변화가 한국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저자는 ‘생태환경사’라는 미개척 분야에 뛰어들어, 전인미답의 경지를 열었다. 그는 풍부한 기록의 숲을 뒤지고, 자료의 늪을 헤쳐 나갔다. 그리하여 조선시대에도 생태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했고, 그처럼 변화된 생태환경의 영향을 받아 우리 조상들의 삶이 무척 달라졌다는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다. 김동진의 연구는 야생동물과 가축, 농지와 산림, 미생물, 전염병 등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돕는다.

백승종 코리아텍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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