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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테러 비상에 카이로도 룩소르도 ‘진돗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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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테러 비상에 카이로도 룩소르도 ‘진돗개 하나’

입력
2017.12.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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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에도 장갑차 자동화기 중무장한 경찰과 군인 깔려

시나이반도는 이집트 사람들도 출입기피 위험지역으로 낙인

공교롭게도 테러 비상에도 한국인 단체여행 3년9개월만에 재개

이집트 내 한국인 900여명과 여행객 안전 SNS로 실시간 정보 공유

이집트 경찰이 지난 7일 카이로 기자지구 쿠푸왕 피라미드 앞에서 낙타를 타고 순찰을 돌고 있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이집트 경찰이 지난 7일 카이로 기자지구 쿠푸왕 피라미드 앞에서 낙타를 타고 순찰을 돌고 있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차량들이 지난 7일 카이로 기자지구 피라미드 일대 사막 도로를 달리고 있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차량들이 지난 7일 카이로 기자지구 피라미드 일대 사막 도로를 달리고 있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지난 7일 아침 이집트 수도 카이로 기자지구에 동이 트고 있다. 쿠푸왕(왼쪽부터)과 카프레왕, 멘카우레왕 피라미드 뒤로 카이로 시내가 보인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지난 7일 아침 이집트 수도 카이로 기자지구에 동이 트고 있다. 쿠푸왕(왼쪽부터)과 카프레왕, 멘카우레왕 피라미드 뒤로 카이로 시내가 보인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여행객들이 지난 7일 카이로 이집트박물관 1층에서 미라를 제작하는 돌판을 살펴보고 있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여행객들이 지난 7일 카이로 이집트박물관 1층에서 미라를 제작하는 돌판을 살펴보고 있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여행객들이 지난 9일 이집트 최고의 파라오 람세스 2세가 건립한 아부심벨 신전을 둘러보고 있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여행객들이 지난 9일 이집트 최고의 파라오 람세스 2세가 건립한 아부심벨 신전을 둘러보고 있다. 카이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크루즈 유람선이 지난 10일 에드푸에서 룩소르로 가는 나일강 갑문을 통과하고 있는 가운데 기념품을 파는 보트가 크루즈 사이를 떠다니고 있다. 나일강=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크루즈 유람선이 지난 10일 에드푸에서 룩소르로 가는 나일강 갑문을 통과하고 있는 가운데 기념품을 파는 보트가 크루즈 사이를 떠다니고 있다. 나일강=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여행객들이 지난 10일 새벽 룩소르 왕가의 계곡에서 열기구에 헬륨가스를 주입하는 광경을 사진으로 담고 있다. 룩소르=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여행객들이 지난 10일 새벽 룩소르 왕가의 계곡에서 열기구에 헬륨가스를 주입하는 광경을 사진으로 담고 있다. 룩소르=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이집트 문화재 전문가가 지난 10일 룩소르 왕가의 계곡 안의 파라오 무덤에서 보존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룩소르=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이집트 문화재 전문가가 지난 10일 룩소르 왕가의 계곡 안의 파라오 무덤에서 보존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룩소르=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하셉수트 여왕의 장제전이 룩소르 왕가의 계곡 일대에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룩소르=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하셉수트 여왕의 장제전이 룩소르 왕가의 계곡 일대에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룩소르=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여행객들이 지난 10일 룩소르 카르나크 신전의 오벨리스크를 둘러보고 있다. 룩소르=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여행객들이 지난 10일 룩소르 카르나크 신전의 오벨리스크를 둘러보고 있다. 룩소르=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3년9개월 만에 한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된 이집트는 테러 공포로 온 도시가 진돗개 하나 상태였다. 지난달 24일 시나이반도 모스크에서 300여명이 숨진 테러 여파로 장갑차와 자동화기로 중무장한 경찰과 군인이 수도 카이로는 물론 고대 도시 알렉산드리아와 룩소르, 아스완, 아부심벨에까지 깔렸고 피라미드, 박물관, 왕가의 계곡 등 유적지를 통과할 때마다 금속탐지기와 검색대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집트는 현지인들도 여행을 기피하는 시나이반도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5,000년 시간여행에 나선 전 세계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지난 7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카이로 기자지구. 나일강 서편의 이곳 사막에는 평균 2.5톤의 돌 230만개를 146m 높이로 쌓은 쿠푸왕 피라미드와 카프레, 멘카우레왕의 피라미드가 삼각 트리오의 실루엣으로 다가왔다. 검색대를 통과해 이집트 4왕조인 BC 26세기 지어진 피라미드 지구에 들어서니 쌍봉 낙타를 탄 무장경찰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쿠푸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 7, 8분 정도 좁고 어두운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니 미라가 안치됐던 묘실에 석관 하나만 덩그렇게 놓여 있었다. 쿠푸왕의 미라가 안치됐던 이곳은 4,50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스타게이트였다.

높이 20여m 길이 57m의 스핑크스는 이날도 카프레 피라미드 북서쪽에서 ‘아침에는 네 발, 점심 때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동물’ 수수께끼를 여행객들에게 던지고 있었지만 일생일대의 인증샷을 건지려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 묻히고 있었다.

이날 오후 이집트박물관 정문부터 2층 계단 옆 미라전시실까지는 검색대를 3곳이나 통과해야 했다. 이집트 최고의 파라오 람세스 2세와 하셉수트 여왕 등 10여기의 파라오 미라가 아마포에 쌓인 채로 누워있는 밀실이었다. 눈이 호강하기는 했지만 이집트를 호령했던 그들이 한데 누워있기에는 좁아도 너무 좁았다.

이날 오후 7시30분쯤 카이로를 떠난 열차는 13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전 8시40분쯤 아스완에 도착했다. 이집트 가이드 김병석(51)씨는 “평균 서너시간 연착하는 열차가 정시에 도착한 것은 처음 본다”며 “테러와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발언 때문에 이집트 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아스완에서 댐 2곳을 거쳐 3시간30분 거리의 아부심벨 신전으로 가는 길 곳곳에도 초소와 바리케이드, 장갑차가 차량 통행을 막고 있었다. 아스완 하이댐 건설로 수위가 높아져 수몰 위기에 처한 이 신전은 1960년대 초 당초보다 70m 높은 나세르 호수 주위에 원형 그대로 옮겨졌다. 람세스 2세의 대표적 건물인 이곳도 후세인들의 서명 낙서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아스완에서 크루즈로 나일강 갑문을 통과해 도착한 룩소르는 카르나크 신전, 룩소르 신전과 함께 왕가의 계곡을 내려보는 열기구 일출 여행이 새벽 단잠을 깨웠다.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 조종 자격증을 땄다는 조종사는 연신 “굿?”을 외쳤다.

지중해의 알렉산드리아는 파로스 등대 자리와 현대식 도서관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철골 뼈대가 드러난 낡은 건물과 멈춰버린 성장 엔진으로 이름 값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현지인들은 테러 공포에 무감각했다.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는 알리(27)씨는 “테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시나이반도는 이집트 사람들도 가지 않는 곳”이라며 “한국이 더 위험한 곳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집트에서는 2014년 2월 시나이반도 버스 폭탄테러로 한국인 3명이 숨진 후 한국인 단체여행이 뚝 끊겼으나 모스크 테러로 300여명이 사망한 지난달 공교롭게도 여행이 재개됐다. 20일에도 북부공항이 미사일공격을 받은 시나이반도는 IS의 신흥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이집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상사 주재원과 가족, GS건설 직원, 여행과 음식점 관계자, 유학생 등 모두 900여명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테러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여기다 지난달부터 매주 8박10일의 단체관광상품이 재개되면서 30여명의 관광객이 이집트 땅을 밟고 있다.

지난 13일 카이로의 한식당에서 만난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김현수 영사는 “이집트에 크고 작은 테러가 많이 발생하지만 시나이반도를 제외하면 비교적 안전하다”며 “교민과 여행사 등을 단체톡으로 연결해 비상연락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이집트)=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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