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최초 확진 판정 환자와
인근에 위치한 다른 학원 20대 감염
접촉자 규모 수백명 달해 파장
수강생 “방역했다지만…” 불안
많은 인원 밀집해 위험 높지만
학원은 검진의무 대상서 제외
지난달에 이어 추가 결핵 확진자가 나온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18일 수강생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한국일보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 지난달에 이어 또 다시 결핵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보건당국이 접촉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는 등 대응에 나섰음에도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밀집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학원가 수험생들 사이에 ‘결핵 공포’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한 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에 다니던 20대 A씨가 지난주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 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A씨는 지난달 29일 노량진 학원가에서 최초 결핵 확진을 받았던 B씨가 다녔던 학원 인근의 다른 학원에서 강의를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가 같은 학원에 다니지 않았던 탓에 당시 보건당국이 현장조사를 통해 분류한 500여명의 접촉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때문에 앞으로도 B씨와 접촉하지 않았던 노량진 학원가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A씨가 지난 16일 자발적으로 학원에 전화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리기 전까지 학원과 보건당국에서는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질본 관계자는 “A씨는 접촉자가 아니었고, 자발적으로 결핵검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당국이 접촉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결핵 검사에서는 전원이 음성판정을 받았다.

A씨가 다닌 학원은 18일 오후 수업을 휴강하고 수강생들에게 관련 안내문자를 보냈다. 같은 날 건물 전체 방역 절차도 마쳤다는 설명이다. A씨는 현재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100명 이상이 한 강의실에 모이는 대형강의를 수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접촉자의 규모가 최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결핵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결핵균에 감염되는 질환으로 전염성이 크다. 결핵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 만으로도 결핵균이 공기 중으로 나와 감염될 수 있어 학원 강의실처럼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밀집하면 위험도 높아진다. 다만 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 30%만이 결핵균에 감염되고, 감염되더라도 90%는 결핵균이 면역력에 의해 발병되지 않는 ‘잠복결핵’ 상태에 머문다. 잠복결핵일지라도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으로 발현되기 때문에 미리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뜩이나 시험 준비에 고통 받고 있는 수험생들은 결핵에 대한 공포까지 겹쳐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A씨와 같은 수업을 들었던 수험생 김모씨는 “시험을 앞두고 1분 1초가 간절한 시점에 결핵 검사로 보건소에 들락날락 하느라 하루를 허탕쳤다”면서 “방역을 했다고는 하지만 불안해서 학원에 언제부터 다시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현행 ‘결핵 예방법’에 따라 결핵 검진 의무 대상에 학원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들은 정기적으로 결핵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결핵 확산 가능성이 큰 학원은 무방비라는 것이다. 질본 관계자는 “이날 관계자 회의를 소집했고, 서울시, 보건소 등이 같은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을 상대로 역학조사에 들어가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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