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나리오와 한미 대응

中, 5~6개 사단 신속대응군 배치
지난해 8월 함경북도 수해복구 때
北에 병력 파견 제안, 속셈 드러내
한미, 급변사태 6가지 대비 계획 마련
특수부대가 대량살상무기 신속 제거
우리 군은 중국 맞설 5개 사단 운용

중국은 지난해 영변 핵 시설을 가정한 대규모 점령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북한 급변사태 시 군사력을 신속하게 한반도로 투입하기 위한 기반을 갖추는데 주력해왔다. 2015년 군 현대화 계획을 통해 7대 군구를 5대 전구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북한으로 진입하는 이동경로인 4개 축선을 정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말부터 함경북도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자 9월 북한에 병력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 2만여 채가 물에 잠기는 등 50여 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수해 피해 복구를 돕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다만 수해 직후인 9월 북한이 감행한 5차 핵실험의 충격 속에서 중국의 제안과 북한의 반응은 묻히고 말았다.

하지만 당시 한미 양국은 다른 측면에서 북한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한 영토에 진입하려던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자연재해를 급변사태에 대비한 진주 훈련으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함경북도는 영변 등 핵 시설이 밀집한 평안북도와는 꽤 떨어져 있지만, 유사시 중국군이 북한으로 진입하는 관문인 무산이 위치해있는 군사적 요충지다. 군 관계자는 17일 “당시 한미 당국은 유사시 북한지역을 장악하겠다는 중국의 속셈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미 연합군은 ‘작전계획 5029’에 따라 ▦김정은 유고 ▦쿠데타 등으로 인한 내전 ▦대량살상무기(WMD) 유출 ▦북한 내 한국인 인질사태 ▦대규모 탈북사태 ▦대규모 자연재해 등 6가지를 북한 급변사태로 규정하고, 북한 진주 작전까지 세워놓고 있다. 중국도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대량 난민 등을 우려해 북한 지역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이 북한으로 진입한다면 철도와 도로망으로 연결된 단둥~신의주(평안북도), 허룽~무산(함경북도), 지안~만포(자강도), 쑹장허~혜산(양강도)간 4개 축선이 주목된다. 중국과 맞닿은 북한 북부의 4개 행정구역을 유사시 우선 점령하기 위한 진격로라고 볼 수 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이외에도 중국은 대규모 기계화부대를 신속하게 투입하기 위해 창춘~퉁화~지안~평양을 잇는 철도 건설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처럼 4개 축선에 주력하는 건,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 방지와 통제를 명분으로 북한에 진입할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중국은 한반도를 관할하는 북부전구사령부에 5, 6개 사단을 신속대응군 성격으로 우선 배치해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6~7만명 수준의 지상군이 단번에 국경을 넘어 북한지역에 진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대응해 한미는 유사시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WMD를 신속히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의 대테러부대인 데브그루와 델타포스, 그린베레가 적진으로 침투하고 해상에서는 강습상륙함과 항공모함이, 하늘에서는 전자전기와 전투기 등이 지원에 나선다. 우리 군은 특수임무여단과 특수전여단, 신속대응부대 등이 작전에 우선 투입된다. 또 북한지역에 표적으로 설정한 주요 군사시설 750여 개 가운데, 지하나 산악지대에 숨겨진 WMD 관련 시설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 육군은 이와 별도로 2015년 이후 중국군의 북부전구 지상군에 맞서 초전에 대결할 5개 사단을 배치해 운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중국 지상군에 맞설 사단 병력간 균형은 맞췄지만 실제 중국이 4개 축선을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다양한 경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군이 12~15일 경기도 의정부시 캠프 스탠리 미군기지에 조성된 시가지 모형 건물에서 유사시 북한에 침투해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워리어 스트라이크’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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