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오사카에 들어선 메가돈키호테 내부. 다양한 식음료 상품이 어지럽게 진열돼 있다. 돈키호테 제공

일본의 오늘은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에 직면해 있는 한국의 내일이다. 1991년부터 20년간 이어진 일본의 장기 불황 속에서 돈키호테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해서 성장한 대표적 ‘불사조 기업’으로 꼽힌다.

불사조 기업이 되려면 우선 내부고객, 즉 종업원의 만족도가 외부 고객 만족도보다 높아야 한다. 돈키호테는 사원 채용에 학력 등 스펙을 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주류 기업과는 전혀 다른 역발상적 채용 시스템으로 고졸의 20대 오타쿠(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형 청년이 5년 만에 점장으로 승진하는 등의 성공 사례가 속속 화제가 되고 있다. 능력과 실적에만 철저하게 의존하는 보상 시스템으로 내부 고객이 업무에 몰입하는 강력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 돈키호테가 불사조 기업이 된 첫 번째 비결이다.

둘째는 오락성이다. 돈키호테 매장에 들어가 보면, 가장 인기 있는 염가상품이 잘 보이지 않고 눈이 가지도 않는 선반 아래쪽 같은 곳에 압축해서 진열돼 있다. 고객이 보물찾기하듯 설레는 기분을 느끼도록 만드는 매장 구성이다. 평범한 쇼핑에 오락성이라는 부가가치를 더해 이른바 ‘리테일테인먼트’(소매와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말)를 구현했다. 이 같은 오락성은 돈키호테를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꼭 방문해야 하는 매장으로 만들어 줬다.

압축진열 외에도 돈키호테는 앞의 선반을 낮게 만들어 안쪽까지 보이게 하고 시선 끝에 행사상품을 진열한다. 또 매장의 진로를 곡선형으로 설계해 체류 시간을 연장하고, 구매연령 고객에 맞춰 선반의 높이를 조절한다. 아이가 부모와 동시 입장 시 아이들이 흥분할 만한 캐릭터 상품 코너도 있다. 캐릭터 상품 코너는 여러 층에 걸쳐서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캐릭터를 찾아 돌아다니게 만든다. 이 같은 돈키호테의 진열 방식은 다른 매장에서 찾기 힘든 창조적 역발상의 결과물이다. 돈키호테 창업주 야스다 다카오(安田 隆夫) 회장은 말한다. “이러한 방식이 고객들이 보물찾기하듯 매장을 탐험하게 유도하고 찾는 즐거움, 발견하는 즐거움, 고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즐거움은 돈키호테가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다.”

우리도 ‘내부고객 몰입’과 ‘오락성’이라는 돈키호테의 불사조 정신을 학습한다면 경제 불황 속에서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맷집과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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