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알파인경기장 첫 공개

자연 눈, 입자 크고 녹기 쉬워
축구장에 100m 높이 쌓는 양
환경훼손 우려 남녀코스 통합
“사후 활용도 떨어진다” 지적도
하늘에서 바라본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 하봉에 위치한 정선 알파인 경기장. 정선=연합뉴스

14일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 하봉에 위치한 해발 1,370m 정선 알파인 경기장.

내년 2월 이 곳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스피드 종목인 활강과 슈퍼대회전, 그리고 복합경기가 열린다.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활강은 알파인 스키에서 가장 스피드가 빠른(최고시속 140㎞대) 종목이다.

2월 11일 슈퍼대회전 남자부에서 알파인 스키 종목 첫 금메달이 나온다. 유력한 우승후보는 오스트리아의 ‘지존’ 마르첼 히르셔(28)다. 다음 날인 12일에는 여자 대회전에서 금메달이 배출되는데 ‘스키 여제’ 린지 본(33ㆍ미국)이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정선 알파인경기장 풀코스를 처음 언론에 공개했다.

정선 알파인경기장 슬로프에 인공 눈을 뿌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정선=연합뉴스

경기장은 대회 개막을 위한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었다. 120대의 제설기에서 ‘인공 눈’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고 이렇게 쌓인 인공 눈을 다지는 스노캣(눈을 다지는 중장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슈퍼대회전과 회전이 치러지는 2개의 실전 슬로프와 2개의 연습용 슬로프를 포함해 총 4개의 슬로프로 구성됐다. 1,370m에 위치한 스타트 라인으로 올라가기 위해 선수들은 곤돌라를 이용해야 한다. 경기장 입구에서 직접 타 보니 출발지까지 약 20분이 걸렸는데 고도가 높아지면서 잠시 귀가 먹먹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경기장의 핵심인 슬로프의 눈은 ‘인공 눈’이다. ‘자연 눈’은 입자가 크고 녹기 쉬워 ‘인공 눈‘으로 슬로프의 99%를 채운다. 인공 눈은 평균 1.3~1.5m높이로 쌓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달 15일부터 120대의 제설기를 동원해 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목표 제설량은 130만㎥로 축구장 넓이에 100m 높이의 눈을 쌓은 것과 비슷한 양이라고 한다.

정두환 정선 알파인경기장 베뉴 총괄 매니저는 “슬로프 설계는 스위스 출신의 코스설계 전문가인 버나드 루시가 맡았다”며 “지난 해 1월과 올해 2월 테스트이벤트 결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키연맹(FIS)으로부터 올림픽을 치르기에 최적이라는 칭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2014년 5월 시공 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가리왕산의 나무 수만 여 그루를 잘라내는 바람에 환경단체 반대로 한 동안 건설에 애를 먹었다. 이에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가리왕산 중봉 남자코스와 하봉 여자코스로 나눠져 있던 걸 남녀 코스를 통합했다. 통합코스 출발지점도 중봉(1,420m)에서 하봉(1,370m)으로 낮아졌다. 조직위원회는 이 조치로 30%의 산림이 더 보전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통합 코스 건설에 따라 알파인 경기는 야간에도 치러야 하는 일정 조정은 불가피해졌다.

이 경기장은 사후 활용도도 가장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립비는 평창올림픽 총 12개 경기장(신축6, 개보수6) 중 가장 많은 2,034억 원이 들었다. 반면 한국산업전략연구원에 따르면 대회 후 연간 운영비용은 106억 원, 운영 수익은 70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36억 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하얀 코끼리(돈만 많이 든 쓸모 없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사후 활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을 못 찾고 있다. 국가대표 훈련장, 복합관광 스키 리조트 등을 조성한다는 방안 정도만 거론되고 있다. 원상복구를 하더라도 매몰비용이 1,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선=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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