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5차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의견 차이로 고심 거듭
반대파, 합의안 절차 문제 지적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당 내 의견 차가 커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3당 여야 간사가 합의안을 만들어 일찌감치 여당에 공을 넘긴 상태여서 근로시간 단축법의 운명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선택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당정청은 12일 근로시간 단축 입법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비공개 긴급 회동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단계적 시행을 시작하도록 국회가 매듭을 지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지 하루 만이다.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자리에서는 최근 논의가 중단된 근로기준법 개정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하고, 국회에서 중단된 입법 논의를 재개해 연내에 처리해달라는 정부 쪽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환노위 고용노동소위 여야 의원들은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되 휴일수당에 대해 통상임금의 1.5배로 지급하는 방향으로 여야 간사단이 도출한 합의안을 두고 논쟁을 벌였으나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합의안에 반대하는 이용득ㆍ강병원 민주당 의원 등은 “노동계의 요구대로 휴일수당을 통상임금의 2배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모두 지급하는 것이 현재 법원의 판결 추세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성급하게 개정안을 입법할 경우 중복할증에 따른 통상임금 200% 지급을 인정해온 사법부의 판결 추세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3일 마련된 합의안도 환노위 의원들의 충분한 논의 없이 간사단이 마련한 안이라며 절차적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소속 홍영표 환노위원장과 한정애 환노위 간사는 합의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같은 당 의원들의 반대 논리가 명확해 지도부 입장에서도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 곤혹스러운 상태다.

민주당이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협조를 받아 수정안을 내기도 여의치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입법정국에서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환노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삼화 의원을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삼화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유한국당ㆍ바른정당 의원들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합의 파기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다”고 비판 성명을 낸 바 있다.

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의견 조율에 나서기로 한 만큼 당내 이견이 교통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어쨌든 (개정안) 처리는 해야 하지 않나”라면서 “특정 사안에 대한 찬반은 늘 있는 것이고 이를 조정하며 합의해 가는 것이 정치”라고 강조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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