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오늘 첫 訪中

정상회담 내용 전달 형식 싸고
공동언론발표문 → 개별발표
청와대 오락가락 행보
260명 경제사절단 동행
당장 성과 내기 힘든 사안보다
미래동반자 기반닦기 주력키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3박4일 일정으로 취임 후 첫 중국 방문길에 오른다. 국빈방문이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이란 기대감에도 문 대통령에게 주어진 과제는 녹록치 않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에 대한 양국의 이견은 여전하고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정세는 어느 때보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우리 측의 목표도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재연될 경우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정상회담 사전 조율 단계부터 이상징후들이 감지되고 있다.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과 공동기자회견을 생략하기로 했고, 15일 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오찬 회동을 추진했으나 오후 면담으로 잡히는 등 일정 확정에 난항을 겪었다.

정상회담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을 두고도 청와대는 오락가락했다. 11일 청와대는 “공동성명 대신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한다”고 했지만 하루 만인 12일 “발표문 내용에 대한 양측의 사전조율은 있겠지만 언론발표는 양국이 별도로 확정해 개별 진행한다”며 ‘언론발표’로 수정했다.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을 대외적으로 공동 발표하는 형식을 빌리지 않고 각국의 개별적 입장과 평가 만을 담은 발표문을 내놓겠다는 것으로, 사드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더욱 강력한 역할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달 29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직후 미국의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터라, 문 대통령이 같은 요구를 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히려 중국은 대북 제재 강화보다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거론하며 쌍중단(雙中斷ㆍ중국의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수도 있다. 불법적인 북한의 도발과 한미동맹을 고려할 때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중국의 협조를 강조하는 수준의 원론적 합의가 최대치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당장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사안보다 한중 간 전략적 미래동반자로서의 기반을 닦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번 방중에 대기업 총수 등을 포함한 260여명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5년 방중에 156명이 동행한 것보다 큰 규모다. 다만 “정부 차원의 보복 조치는 없다”는 중국 정부로부터 보복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기는 어려운 만큼 시간을 두고 관계 복원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의 일정 또한 13일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뒤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는 등 경제 분야에 집중돼 있다. 14일엔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한 뒤 15일 북경대학교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16일 충칭에서도 한중 제3국 공동진출 산업협력 포럼 참석과 현대자동차 제5공장 방문 등 경제 관련 일정들이 포함됐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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