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연구진, 1만5500여명 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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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지방을 적게 먹어도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에게 지방을 너무 적게 먹으면 오히려 살이 찌고 당뇨병 등과 같은 성인병 위험이 커지는 일종의 ‘저지방의 역설’이다. 대사증후군은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죽상경화증 등 여러 질환이 한 개인에게 한꺼번에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반면 남성은 지방섭취와 관계없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최근 논란이 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대사증후군과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권유진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1만5,582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섭취하는 총 칼로리 중 지방·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과 ‘대사증후군 발병률’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은 지방을 적게 먹으면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군에서만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임상 영양학(Clinical nutrition)’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방 섭취 비율이 13.3% 이하인 여성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72.8% 이상일 때, 63.5% 이하로 섭취하는 여성보다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2.2배 높았다”고 했다.

남성은 지방 섭취 비율과 관계없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할수록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탄수화물을 70% 이상, 지방을 22.4% 이상 섭취하는 남성은 탄수화물 섭취 61% 이하, 지방 섭취 15% 이하인 남성에 비해 대사증후군의 위험도가 2.9배 높았다.

이 교수는 “남녀 모두 70% 이상의 탄수화물 섭취는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높이는데, 적게 먹는 그룹도 섭취량이 60% 정도로 한국인 영양소 섭취 권고량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라며 “적절한 지방ㆍ탄수화물 섭취량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교수도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올리브유, 견과류, 생선 등에 함유된 유익한 지방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극단적으로 지방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식이법에 대해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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