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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창업주 차남 조양래 회장
티스테이션ㆍR&D투자 바탕
적자기업 세계7위로 키워
#2
경영권 물려받은 조현식 부회장
車부품사 인수ㆍ정비회사 설립 등
비타이어 매출 2조원대 청사진
#3
MB사위 조현범 사장 특혜 의혹
산재사고, 일감몰아주기 논란 등은 걸림돌

한국타이어는 지난 1일 3세 경영체제를 공식 출범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의 장남 조현식 사장이 총괄 부회장(각자 대표이사)으로, 조현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최고운영책임자(사장)는 한국타이어 각자 대표이사(사장)로 내정됐다.

한국타이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대한 두 형제 지분(조현식 부회장 19.32%ㆍ조현범 사장 19.31%)은 거의 동일하다. 대주주인 조 회장(23.59%)이 앞으로 누구에게 지분을 상속하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배가 갈리게 된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를 적자기업에서 세계 7위의 업체로 키웠다.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가 1984년 장남 조석래 전 회장에게 효성을, 차남인 조 회장에게 타이어 제조부문을 물려줬다. 한국타이어는 조 회장이 경영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적자에 시달렸으나, 1990년 6억1,100만달러 매출을 올리며 세계 10위 타이어업체로 성장했다. 이후 중국시장 진출과 미쉐린 타이어와 기술제휴 등으로 2003년부터 라이벌 금호타이어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 타이어 브랜드숍 ‘티스테이션’을 전국 560곳에 조성해 어느 곳을 방문하더라도 타이어 교체, 자동차 점검 등의 동일한 서비스를 받도록 한 것이 국내시장에서 경쟁사를 훌쩍 앞지를 수 있었던 ‘신의 한 수’로 평가 받는다.

한국타이어는 완성차 업체에 버금가는 연구개발(R&D) 투자(2016년 매출 대비 5.0%)를 기반으로 한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포르쉐, 토요타, 혼다 등 45개 유명 완성차업체(310여개 차종)에 납품을 하고 있고, 세계 7위 타이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쟁사인 금호타이어가 14위로 추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영권을 물려받은 조현식 부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현재 1조원대 규모인 비타이어 부문 매출을 2020년까지 2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2014년 공기조절장치 등 자동차부품 제조하는 한온시스템 인수를 주도한 것도, 수입차 정비사업을 담당하는 HK오토모티브를 올해 2월 설립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3세 경영 승계가 순탄히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다.

가장 예민한 지점은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사실이다. 호사가들은 한국타이어가 이명박 정부 시절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2년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하며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설립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 국민연금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그치지 않는다. 2008년 국민연금은 100억2,120만원(66만5,110주)에 달하는 한국타이어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 이 시기는 이 전 대통령 사위인 조 사장이 주가조작과 해외자원개발 관련 미공개 정보 이용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이어서, 국민연금이 한국타이어에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2009년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이 대통령 사위 기업의 주가 방어에 동원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연금의 주식 매입 덕분에 한국타이어는 별다른 저항 없이 인적분할을 거쳐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로 바뀌었다. 지주사는 보통 사업회사보다 시장에서 주가가 낮은 평가를 받는 점을 이용해 지주사와 사업회사의 주식 가치를 1대 4 정도로 차등을 뒀다. 이후 마법이 시작된다. 일단 분할 전 의결권이 없던 사업회사 자사주를 지주사로 신주배당 받으면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고, 여기에 사업회사에 할당된 조 회장 일가 지분과 사업회사 지분을 맞교환(현물출자)하면서 조 회장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은 36.24%에서 74.18%로 불어난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일가는 돈 한 푼도 들지 않았다. 조 회장 일가가 이 마법을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러 기업도 이 방법을 모방했고, 결국 현 정부는 한국타이어처럼 추가적인 증여세 납부 없이 지배권을 강화하는 이른바 ‘자사주 마법’차단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규제 대상을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서 5조원 이상 집단으로 확대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7월부터 시행되면서 대상에 포함됐다.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신양관광개발, 엠프론티어, 엠케이테크놀로지는 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높다. 그룹의 건물ㆍ시설관리와 부동산임대업 등을 담당하는 신양관광개발의 경우 2014년부터 매출의 100%를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계열사 지분을 후계자들 대부분이 보유하는 이유는 향후 상장 및 합병 등을 통해 지분 승계에 영향을 미치는 등 승계 작업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생산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는 산업재해 사고 은폐의혹도 간단치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사태에 대한 재수사 의지를 밝혔을 정도다. 지난 10월에도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최모(33)씨가 컨베이어벨트와 롤에 끼어 숨져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사고 발생 사실을 기록해 정부에 보고하도록 한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아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으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산재 발생 보고 의무를 위반한 전국 사업장 중 두 번째로 많은 위반 건수(18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 산재사고가 크게 알려진 것은 2007년 전현직 직원 15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면서부터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한국타이어 공장환경에 대한 정부의 역학조사가 있었지만 “의미 있는 검출이 없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근로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며 법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로 바뀐 8월 법원은 “한국타이어가 제조 공정이 발암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한국타이어에서 15년간 근무하다 2015년 폐암으로 사망한 안모씨의 유족들에게 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벤젠 등 1급 발암물질은 2002년부터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유해물질로 알려진 고무 ‘흄’이 발생하있는 등 작업환경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법 위반 사실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작업환경은 그 어느 타이어 공장과 비교해도 우수하다”며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은 현 정부 결정에 맞추도록 점차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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