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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안 쉬어져요”… 낚싯배 에어포켓 생존자 긴박했던 구조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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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안 쉬어져요”… 낚싯배 에어포켓 생존자 긴박했던 구조 순간

입력
2017.12.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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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해경, 구조 당시 통화 녹취록 공개

3일 오전 인천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 남서쪽 1.1㎞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사고 현장에서 해양경찰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3일 오전 인천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 남서쪽 1.1㎞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사고 현장에서 해양경찰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인천 영흥도 앞바다 낚싯배 선창1호 전복사고 당시 선내 에어포켓에서 생존자들을 구조하던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이 담긴 신고전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생존자 심씨(31)씨와 이모(32)씨, 정모(32)씨는 에어포켓에서 2시간 43분간을 버티다 해경에 구조됐는데 낚싯배 안에 있던 다른 낚시객 대부분은 구조 손길이 닿기 전에 숨졌다.

7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6시 5분쯤 영흥도 진두항 남서쪽 1.1㎞ 해상에서 선창1호가 급유선 명진15호에 들이 받혀 전복됐다. 당시 선창1호에 타고 있던 심씨는 사고 발생 6분 후인 오전 6시 11분 112로 신고했고 3자 통화를 통해 해경에 연결됐다. 인천해경 상황실과 심씨는 구조 직전까지 모두 10차례 통화를 했다.

심씨와 일행들은 사고 당시 선창1호 조타실 아래 선실에 있었다. 배가 전복됐지만 이곳에는 공기가 남아있어 숨을 쉴 수 있는 에어포켓이 형성됐다.

심씨는 오전 6시 32분 7번째 통화 때 인천해경 상황실에 “빨리 좀 와주세요”라고 구조를 요청했다. 심씨는 해경이 보낸 휴대폰 번호로 자신의 위치가 나타난 사진을 보냈다. 해경은 위치 사진을 오전 6시 35분 전송 받아 1분 후 영흥파출소로 전달했다.

심씨는 오전 6시 53분 8차 통화에서 “여보세요, 살려줘요”라며 급유선 명진호가 근처에 다 왔다는 해경 설명에 “해경이 와야지”라고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사고가 발생한지 한 시간이 지난 오전 7시 12분 10차 통화에서 심씨는 “(물이) 많이 차서 숨이 안 쉬어진다”며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오전 7시 42분 11차 통화에선 “물 속에서… 해줘요. 물 차고 있어요. 숨이 참여 숨이”라며 긴박하게 얘기했다.

심씨는 “너무 늦다. 전화한지 2시간이 됐는데”라며 구조가 늦어지는데 분통도 터트렸고 “너무 추위”라며 저체온증도 호소했다.

심씨는 해경 요구에 따라 구조대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선체를 지속적으로 두드렸고 구조물 같은 곳에 올라가 체온이 더 떨어지지 않도록 버텼다. 해경도 구조사들이 접근하고 있는 사실을 알리고 호흡을 천천히 하게 하는 등 심리적으로 안정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구조대는 신고를 한지 2시간 36분만인 오전 8시 41분 조타실 하부 객실에 진입했고 7분 뒤 심씨와 일행들을 모두 구조했다. 해경은 구조에 오래 시간이 걸린 것과 관련해 그물, 낚싯줄이 뒤엉켜 진입로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고 진입 과정에서 낚시객들의 시신도 다수 발견돼 조치를 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조타실 하부 선실에 있던 심씨 일행은 늦지 않게 구조돼 생명을 건졌으나 조타실 뒤 큰 선실에 머물렀던 낚시객 대부분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선창1호 승무원과 낚시객 22명 가운데 15명이 숨졌고 7명이 생존했다.

해경은 사고 장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생존자에게 30분간 계속 위치를 물어봤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경 측은 “신고 접수 당시 이미 사고 위치를 알고 있었으나 신고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위치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받은 것”이라며 “인천VTS(인천해상교통관제센터)는 급유선 선장의 신고를 받고 오전 6시 8분 해경 구조정에 정확한 위치를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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