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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벤츠, 혼다, BMW… 세계 車업계 속속 수소차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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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벤츠, 혼다, BMW… 세계 車업계 속속 수소차 생산

입력
2017.12.07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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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가 전기차의 2배

충전시간도 3~5분으로 짧아

“전기차는 과도기적 자동차”“완벽한 친환경은 수소차” 의견도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로 내놓은 투싼ix35.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로 내놓은 투싼ix35.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8월 처음으로 공개한 차세대 수소전기차.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8월 처음으로 공개한 차세대 수소전기차. 현대차 제공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회원으로 구성된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는 2030년이면 전기차 메카 미국 캘리포니아에 등록된 신차 중 수소차 비중이 8%를 넘어설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 수소 충전시설이 31곳밖에 안되는 것이 보여주듯 수소차 보급은 미비한 상태지만, 앞으로 수소차 시장이 재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에너지 기업 HTEC(Hydrogen Technology & Energy Corp)도 “수소차 인프라가 증가하면 자연스레 수소차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벤쿠버에 건설 중인 수소충전소에 이어 로어 메인랜드, 빅토리아 등에 추가로 3곳을 건설키로 했다.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수소차에 대한 투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친환경차로 넘어가면서, 수소차도 전기차만큼 급속도로 확산한다고 본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토요타ㆍ혼다에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 제너럴모터스(GM), BMW, 포드, 닛산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수소차 생산에 가세했다. 벤츠가 9월 열린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양산형 수소차인 ‘GLC F-CELL’의 경우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기술로 연동하는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배터리와 수소연료가 결합된 형태여서 장거리 운행이 가능하며 200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낸다. 수소차가 내연기관차에 못지않은 성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수소차를 양산하고 있는 업체가 인프라까지 스스로 깔며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2014년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해 누적판매량 4,200대를 돌파한 토요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료전지(FC) 발전소 건설을 시작했다. 이 발전소는 가축 분뇨에서 나오는 바이오 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하루 발전량이 미국 2,350가구가 쓸 수 있는 2.35㎿에 이른다. 미국 내 출시를 앞둔 미라이 충전에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서 완벽한 친환경차로 전환하기 위한 과도기에 있는 자동차”라며 “현재 기술로는 수소차가 가장 완벽한 친환경차기 때문에 누가 그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자동차업계의 판도가 갈린다”고 말했다.

수소차는 수소가 산소와 결합해 생산한 전기로 모터를 돌려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어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전기차의 2배인 500㎞ 이상에 달한다. 충전시간도 3~5분으로 짧은 편이다. 특히 배출되는 물질도 수증기밖에 없으며 필터를 통해 산소를 포집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 초미세먼지를 99.9% 이상 제거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수소차가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업계는 수소차 개발 경쟁에서 두 손이 묶여 있는 형국이다. 사실 수소차 시장을 선점했던 완성차 업체는 현대자동차다. 1998년 수소차 개발에 들어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차인 ‘투싼ix35’를 내놓았다. 내년이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수소전기차’도 생산한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투산ix35의 누적 판매량도 10월 현재 892대에 불과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도다. 정부의 특별한 육성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보다 1년 앞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지만 그 후 내수에서 저조한 판매량을 올렸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조차 일본에 내주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수소차값이 내려가고 연료공급 단가도 전기차의 충전비용보다 더 낮아질 전망인 만큼, 이제라도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소차는 전기차와 달리 고도의 기술력이 축적되지 않는 한 생산이 어렵다는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피아트크라이슬러가 현대차에 수소차 제작과 관련된 기술 협력을 최근 요청한 것도, BMW가 토요타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수소차 원천 기술은 쉽게 따라잡을 수 없어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수소차에 한해선 독자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은 국가적으로도 큰 장점”이라며 “수소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인프라 표준화, 충전시설 보급 등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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