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대피… 건조한 날씨 탓 피해 커질 듯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벤투라카운티의 캐시타스 스프링스에서 발생한 산불이 한 건물을 덮친 뒤 맹렬한 기세로 번지고 있다. 벤투라=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두 달 만에 또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수만명이 긴급 대피했다. 당분간 강풍을 동반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북서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벤투라와 실마카운티에서 두 건의 초대형 산불이 발화했다. ‘토머스’로 명명된 산불은 벤투라 산타폴라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시속 80㎞의 강한 바람을 타고 주택가 쪽으로 번져 여의도 면적의 70배에 달하는 200㎢의 면적을 태웠다. 지금까지 10만명 도시 인구의 30%에 이르는 2만7,000여명이 대피했으며, 가옥과 건물 150여채가 전소됐다. 아직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방당국은 “통제 불능의 상태”라며 사실상 진화 작업을 포기했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화산이 분화하듯 불길이 치솟고 있다”고 표현했다. 산불 영향으로 송전선이 파괴돼 벤투라와 인근 샌타바버라카운티 일대 26만호가 정전 피해를 겪고 있는 점도 소방대원들이 접근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산불이 매우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주민들은 당장 대피해야 한다”면서 벤투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LA 북쪽 실마카운티에서는 ‘크릭’으로 이름 붙여진 또 다른 산불이 발생해 45㎢를 휩쓸고 지나갔다. 2,500여 가구가 대피했고 인근 210번 고속도로와 연결 도로도 폐쇄됐다. 두 지역 모두 최초 발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건조한 날씨는 최소 4,5일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피해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습도는 10%에 불과하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10월에도 나파밸리 등 와인 산지로 유명한 북부 지역 산불로 40여명이 숨졌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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