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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만 잘하는 성악가보단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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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만 잘하는 성악가보단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입력
2017.12.06 15: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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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라보엠’ 주역 홍주영

국내서만 세 번째 미미역 맡아

“캐릭터 파악하면 소리 잘 나와”

소프라노 홍주영. 국립오페라단 제공
소프라노 홍주영. 국립오페라단 제공

소프라노 홍주영(36)에게는 오페라 가수라는 말 뿐만 아니라 배우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매 공연마다 캐릭터 분석에 힘을 쏟고 그 안에 녹아 들기 때문이다. 홍주영은 201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 50주년 기념으로 초연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에서 주역 미미 역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지휘자 정명훈에게 발탁됐던 그가 7~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되는 ‘라보엠’에 재차 출연한다. 국내에서만 세 번째 미미 역할이다.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매번 공연을 마친 뒤 ‘다시 하면 더 잘 할 수 있겠다’ 싶은 기분 좋은 아쉬움이 남는다. 세 번째 기회까지 설마 올까 했는데, 또 하게 됐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홍주영은 2011년 이탈리아 제노바 카를로 펠리체 극장에서 ‘라보엠’ 미미로 데뷔해 기량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2012년 테너 강요셉과, 이듬해 테너 정호윤과 호연을 펼쳤다. 최근에는 거장 리카르도 무티가 개최한 아카데미에 발탁돼 콘서트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주인공 비올레타를 맡아 호평을 받았다.

우아한 목소리는 그의 첫 번째 무기다. “절정에 다다른 감정을 큰 소리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작은 소리로 큰 소리 이상의 압력을 갖고 표현할 수도 있거든요. 절제된 소리의 감정표현이 지휘자님들이 원하는 소리와 맞아 떨어질 때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홍주영이 캐릭터 분석을 중시하는 이유도 소리를 더 잘 내기 위해서다. 오페라 무대뿐만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캐릭터를 공부한다. “아무리 발성 연구를 해도 안 되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 캐릭터에 몰입하면 소리의 문제가 해결 될 때가 있더라고요.” 스스로 ‘신파’ 느낌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미미는 맞춤 옷을 입은 듯한 배역이다. 1,2막에서 밝고 사랑스럽다가 3,4막에서는 절절한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1년 반 전 부친의 죽음을 경험하며 가슴 아픈 상황에 더욱 몰입하게 됐다.

최근 국내 무대에 더 자주 올랐던 그는 내년부터 다시 해외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금은 공부 중이지만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의 데스데모나 역할과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예브게니 오네긴’의 타티아나를 해보고 싶어요. 노래만 잘 하는 성악가가 되기보다 음악가,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이번 국립오페라단 ‘라보엠’에는 국내 오페라 무대를 이끌고 있는 젊은 성악가들과 세계에서 활약 중인 성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미미 역은 홍주영과 소프라노 윤정난이 번갈아 맡는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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