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마다 10명 이상 투입
한발 더 뛰는 농구로 돌풍
남자 프로농구 원주 DB의 김주성이 팀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KBL 제공

이쯤 되면 ‘허슬 DB’다.

엔트리에 들어간 12명 모두 코트를 밟을 때마다 죽자, 살자 달려든다. 우리 나이로 약 한달 뒤면 불혹을 맞는 베테랑 김주성(39)도 몸을 던지게 만든다. 프로농구 2017~18시즌 개막 전 최약체로 꼽혔던 원주 DB의 돌풍은 한발 더 뛰는 농구에서 비롯됐다. 김주성과 윤호영(33), 두경민(26)을 제외하고 1군 풀타임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팀 구성을 마친 DB는 선수층이 얇은 편이다. 하지만 이상범 DB 감독은 오히려 선수 기용 폭을 넓힌다. 매 경기마다 12명 엔트리 중 10명 이상 투입한다.

29일 선두 서울 SK를 맞아서는 12명을 모두 투입시켜 승리를 거뒀다. 나가는 선수마다 리바운드나 루즈볼을 잡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DB 선수들의 투지에 문경은 SK 감독도 “정신적인 부분에서 우리가 밀렸다”고 패인을 꼽았다. 이 감독은 “선수 전원에 경기를 뛸 준비를 하라고 했다”며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준비를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3쿼터 후반 승부처 때 주로 출전하는 김주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몸을 던져 리바운드를 따내고, 전문 분야인 블록슛도 거침 없이 했다. 김주성은 “후배들이 공을 잡기 위해 열심히 잘 뛰어다니니까 나 스스로도 더 부지런히 뛰어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리바운드나 궂은 일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마음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현역 생활 마지막을 향해가고 있는 김주성의 이번 시즌 역할은 야구로 따지면 ‘마무리 투수’다. 경기 초반 벤치를 지키다가 후반 박빙 상황에서 출격한다. 이미 큰 점수 차로 지고 있거나, 리드를 안고 있을 때는 몸만 풀기도 한다. 이 감독은 “김주성을 후반전에 조커로 넣고 있는데 필요할 때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3~4쿼터에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코트에 들어가니까 마음 편하게 들어갈 수 있다”면서 “젊었을 때야 처음부터 들어가도 체력이 있어 괜찮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힘을 모아서 박빙 상황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고 밝혔다. 이어 “승부처에서 내가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보다 궂은 일을 하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이 팀에 더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도 “팀 내 최고참이자 프로농구의 전설이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팀을 위해 희생하니까 팀 분위기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후배들이 김주성의 모습을 보고 공격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뛰어들고 루즈볼을 잡겠다고 서로 몸을 던진다”고 ‘김주성 효과’를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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