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암환자 조직으로 '암 판정'…피해자 "수술 후 소변 줄줄"
의료진 고소 검토, 병원 "조직검사 과정서 검체가 뒤바뀌었다"
전립선암 오진으로 절제 수술을 받은 B(68)씨는 수술 후 소변이 새 성인용 기저귀를 차는 등 고통받고 있다.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의 한 대학병원이 조직검사 과정에서 검체가 바뀐 줄도 모르고 암에 걸렸다며 엉뚱한 환자의 전립선을 대부분 절제해 물의를 빚고 있다.

혈뇨 증상으로 입원했다가 의료진의 황당한 실수로 전립선을 절제 당한 이 환자는 수술 후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소변이 줄줄 새 기저귀를 차고 다녀야 하는 등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28일 수원 A대학병원에 따르면 올해 8월 B(68)씨는 혈뇨 증상으로 입원해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전립선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B씨는 급하게 수술 날짜를 잡고 지난달 11일 7시간 넘게 수술을 받아 전립선 대부분을 떼어낸 뒤 20일 퇴원했다.

수술 후 경과관찰을 위해 같은달 27일 외래진료가 잡혀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병원 측은 당일 오전 전화를 걸어와 "검사를 더 해봐야 할 것 같다"라며 외래진료 날짜를 이달 1일로 연기했다고 B씨는 밝혔다.

수술 후 첫 외래진료에 온 B씨는 주치의로부터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오진으로 수술하지 말았어야 할 환자에게 전립선 절제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확인 결과 A병원은 조직검사 과정에서 B씨의 검체가 다른 암환자의 검체와 바뀐 사실을 모르고 B씨를 전립선암으로 진단한 뒤 수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의 몸에서 떼어낸 전립선 등 인체 조직을 재검사했지만, 암세포는 나오지 않았다.

의료진은 수술 중엔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맨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수원 A대학병원의 오진으로 전립선암 진단을 받아 전립선 절제 수술까지 한 B씨가 소변이 새는 후유증에 고통받고 있다. B씨 복부에는 수술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연합뉴스

수술 후 B씨는 소변이 줄줄 새는 증상 때문에 기저귀를 차고 생활하고 있다.

복부 주변에는 다섯 군데의 수술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B씨는 "대학병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암도 아닌데 전립선을 떼어낸 탓에 소변이 줄줄 새고 있어 인간으로서의 자존감마저 완전히 무너졌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A병원 관계자는 "환자에게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환자와 가족분께 사과드린다"라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병원 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A병원은 조직검사 과정에서 실수한 병리과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는 한편, 의료사고 책임을 물어 주치의와 병리과 관계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B씨와 가족들은 A병원 의료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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