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고혈압 기준 강화… 국내도 새 진료지침 시급”
김종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현재 정상 혈압은 수축기(최고) 혈압 120㎜Hg 미만과 이완기 혈압 80㎜Hg 미만이다.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 혈압 140㎜Hg 이상, 이완기 혈압 90㎜Hg 이상이다.

따라서 고혈압 치료 시 조절목표는 대부분 140/90㎜Hg 미만이다. 혈압은 수축기 혈압 20㎜Hg 증가할 때마다 또는 이완기 혈압 10㎜Hg 늘어날 때마다 가장 무서운 합병증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배씩 늘어난다.

이것이 바로 고혈압이 있으면 혈압을 적절히 조절하고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혈압은 무조건 낮출수록 좋은 걸까?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정상혈압 범위 정도까지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나 더 이상 낮추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 고혈압이고 사망에 이르게 하는 요인 가운데 가장 큰 요인이 고혈압이기에 이에 관한 수 많은 연구가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고혈압진료지침을 제정해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전 세계 모든 지침에서 일부 고혈압 환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환자에서 목표혈압을 140/90㎜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진료지침에서 고혈압 기준과 목표혈압을 130/80㎜Hg 이상으로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정해 큰 논란을 빚고 있다. 많은 국민이 어찌 대처해야 현명하고 건강을 지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서고 있고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임상의들에게도 큰 혼란을 주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고혈압 진료지침은 미국에서 주도해 2015년에 발표한 SPRINT 연구와 관련 연구들의 메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유럽, 아시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앞으로 세계 각 나라에서 견해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내년 초 대한고혈압학회를 주도로 이에 관한 견해를 표명할 예정이다.

미국의 새 진료지침은 나름 의미가 분명히 있어 이를 일부 고혈압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를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일반화해 전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새로운 고혈압 기준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면 현재 전체 성인 인구의 30%인 고혈압환자가 50%대로 급증한다. 환자도 1,000만명에서 1,650만명으로 새로운 환자가 650만명이나 늘어난다. ‘국민병’ 고혈압의 기준 변화가 미치는 사회ㆍ경제적 파급효과는 그 어떤 질환보다도 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고혈압 기준변화는 학문적 근거를 기초로 각국이 갖는 질환의 특성, 사회경제적 여건, 의료체계 및 환경 등을 고려해 각 나라마다 최적화해 제시되고 운용돼야 한다. 아울러 각 나라 특성에 맞는 이상적인 진료지침을 개발하려면 고혈압은 국민병이라는 인식을 갖고 국가적인 지원아래 관련 연구와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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