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주이는 특유의 끼와 흥으로 연예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트로피카나 광고 캡처

전국이 수능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로 뒤덮였던 지난 23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아이돌 사진이 올라왔다. 제목은 “역대급 수능 민폐녀”.

교문 앞에서 손을 들고 선전을 다짐한 사진 속 주인공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모모랜드’ 멤버 주이(이주원ㆍ18)였다. 여느 아이돌 멤버의 수능 응시 풍경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그는 ‘민폐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수험생들이 그의 출연 광고를 연상시키면서 시험에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장난 섞인 우려에서였다.

지난해 11월 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주이는 특유의 끼와 흥으로 연예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사진은 주이의 올해 수능 수험표. 모모랜드 공식 트위터

지난해 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그는 특유의 끼와 흥으로 연예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모모랜드의 싱글 ‘어마어마해’ 무대에서 선보인 단독 안무가 인기의 도화선이 됐다. 들뜬 표정으로 머리를 흔들며 춤추는 모습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온라인 상에선 이 부분만 따로 떼어 ‘주이 타임’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주이가 무대를 접수한 시간이라는 의미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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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그는 최근 한 음료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이 광고는 ‘어마어마해’에서 선보인 ‘흥(興) 부자’ 모습을 빌린 줄거리로 구성됐다. 그는 양 갈래로 묶은 머리를 열심히 흔들며 이 음료 이름을 외쳐댔다. 열정 넘치는 안무와 함께였다. 주이 특유의 표정, 광고 음악, 안무.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광고는 컬트적 인기를 얻었다. “듣기 싫은데, 자꾸 찾아서 듣게 된다” 한 네티즌이 이 광고를 담배에 비유하며 남긴 댓글이다.

수험생 주이가 난데없이 ‘민폐녀’에 등극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이만 보면 이 광고와 음악이 떠오르다 보니 시험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 그의 입장에서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이다. 최근 높은 인기를 방증하는 사례이면서도 ‘민폐’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중이 자신의 어떤 매력에 반응하는지를 정확히 안다. 이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대체로 즐기려는 듯하다. 그는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이런(코믹한) 걸로 떠서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난 멋있는 게 꿈인데”라며 “그런데 내가 재밌고, 정말 좋아서 그렇게 하는 거라서 생각해 보면 내가 원래 원한 게 이런 것일 수도 있지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악의 없는 농담이더라도 평소 이미지 탓에 ‘민폐’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한다면 부담스러울 게 분명해 보인다. 자신보다 팀을 더 생각하는 그의 입장에선 더 그럴 법하다. 그는 과거 또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발랄한 (내) 모습이 모모랜드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걱정을 했다”며 “소속사 식구들 응원으로 마음을 (달리) 먹었다”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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