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에서 유해 수습 작업을 벌여온 해양수산부 현장 수습본부가 최근 선내에서 사람 손목뼈 한 점을 발견하고도 이를 닷새 동안 숨긴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3월 선체 인양 후 유골을 찾지 못한 미수습자 5명의 유족이 사실상 유해 수습을 포기하고 세월호 마지막 장례식을 치르는 기간을 전후해 일어난 일이다. 해양수산부의 23일 진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습본부 김현태 부본부장은 뼈 수습 사실을 이철조 선체수습본부장에게 보고한 뒤 미수습자 발인ㆍ삼우제 이후 알리기로 방침을 정해 “공개하지 말라”고 내부 입 단속까지 했다고 한다. 수습 상황은 일일보고 해야 하는데 당일 보고에서는 이 사실을 누락했다.

유족의 애타는 심정과 온 국민의 관심을 생각하면 말문이 막히는 사건이다. 김 부본부장 등은 발견된 뼈가 미수습자 유골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고, 장례식을 앞둔 유족들이 매우 힘들어 하는 것을 감안했다고 한다. 속이려거나 은폐할 의도가 아니었다는 해명이지만, 뼈 한 조각이라도 찾겠다고 3년 7개월을 눈물로 견뎌온 유족들이다. 그런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그렇게 안일하게 판단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침몰 후 약 3년 만에 뭍으로 옮겨진 세월호에서는 인양 전까지 찾지 못한 9명 중 4명의 유골이 수습됐다. 목포 신항으로 옮겨진 세월호 곁 컨테이너에서 이제나저제나 하며 수습 작업을 지켜보던 나머지 유족들은 최근 몇 달간 성과가 없자 16일 “더 이상 수색은 무리한 요구”라며 비통한 마음으로 유품만으로 장례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유골은 그 다음 날 발견됐고, 유족은 그런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장례까지 마친 것이다. 해수부는 진상 조사 결과를 유족들에게 상세히 설명해 이해를 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 일을 빌미로 미수습자 가족이 원할 때까지 수색하겠다던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진상 규명 지시에 이어 이낙연 총리는 이날 국정현안조정회의에서 “공직사회 곳곳에 안일하고 무책임한 풍조가 배어 있다는 통렬한 경고”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의 여러 과정을 재점검해 잘못은 바로 잡고 부족을 채우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정부와 함께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나눠져야 마땅한 자유한국당이 “인간의 도리도 다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권에 할 말을 잃었다” “정권을 내어 놓아야 할 범죄” 운운하는 것은 어이 없는 일이다. 그럴 여력이 있다면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둔 사회적 참사특별법 통과에 적극 협조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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