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사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김영삼 전 대통령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국민의 화합과 통합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문민정부가 연 민주주의의 지평 속에서 대통령님이 남기신 통합과 화합이라는 마지막 유훈을 되새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영삼 대통령께서 연 문민시대는 민주주의를 상식으로 여기는 세대를 길러냈다”며 “권력의 부당한 강요와 명령에 맞서고 정의롭지 못한 정치를 거부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문민정부 이후 우리는 더 나은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은 1950년대에서 90년대까지 독재 권력가 맞서 온몸으로 민주화의 길을 열었다”며 “40여 년의 민주화 여정을 거쳐 도달한 곳은 군사독재의 끝 문민정부”라고 회고했다. 이어 “문민정부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남긴 가치와 의미는 결코 폄하되거나 축소될 수 없다”며 “오늘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4ㆍ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항쟁, 6월 항쟁이 역사에서 제 자리를 찾았던 때가 바로 문민정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군의 사조직을 척결하고 광주학살의 책임자를 법정에 세웠다”며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는 경제정의의 출발이었다”고 추켜 세웠다. 이어 “신속했던 개혁의 원동력은 민주화와 함께 커진 국민의 역량과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라고 개혁을 지지한 국민의 힘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등 각종 개혁 조치에 대한 국민의 계속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추도사에 앞서 김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하고 분향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수한 전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여한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최초로 김 전 대통령 추모식에도 참석하며 통합 행보를 보였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