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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홍종학 임명 강행… 야권 “오기 정치에 맞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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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홍종학 임명 강행… 야권 “오기 정치에 맞서겠다”

입력
2017.11.21 16: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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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野에 협조 요청

洪장관은 “상생 환경 조성할 것”

한국당 “협치, 거짓말로 남을 것”

예산안ㆍ개혁법안 협조 불가 입장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홍 장관 임명 강행으로 정부 출범 195일 만에 1기 내각 구성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야당들의 강한 반발로 향후 국정운영의 험로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홍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야당의 반발을 감안한 듯이 “정부 조각이 시급하게 마무리 돼야 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아주 바쁘다는 사정을 감안해 야당들도 양해해 주기를 당부 드린다”면서 야당에 협조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말 세상 일이, 사람 하는 일이 마음 같지 않다”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소기업, 중소상공인, 또 벤처창업에 대한 지원ㆍ육성이라고 생각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했는데 정작 장관 임명은 가장 늦어져서 이제서야 홍종학 장관을 임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임명장 수여식 직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홍 장관의 임명으로 문재인 정부는 출범 195일 만에 1기 내각을 완성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이기는 하지만 역대 가장 늦게 초기 내각이 꾸려진 국민의 정부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홍 후보자는 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고 임명되는 다섯 번째 장관급 고위 공직자가 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출신의 초대 중기부 장관 등장에 재벌 대기업은 다소 긴장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홍 장관까지 임명되면서 '재벌 저격 삼각편대' 진용이 갖춰졌다는 평가다. 홍 장관은 주변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취임식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더불어 발전하는 상생협력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또 "대기업 불공정행위를 구조적으로 근절하는 체계를 마련해서 중소기업·소상공인·벤처기업의 수호천사가 되겠다"고도 했다.

야당에서는 예상대로 강한 반발이 불거졌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제1, 제2 야당과 언론도 강력히 반대하는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은 문재인 정부의 오기 정치”라며 “오기 정치로 인해 협치라는 말은 문재인 정부 제1호 거짓말로 정치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부적격으로 판단한 후보자를 또 다시 임명하는 것은 국회의 국민의 의사를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며 협치 포기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임명 강행 이유를 짐작할 수는 있지만 바람직하지 못한 임명”이라고 지적했다.

야당들은 벌써부터 국회 본회의 의결이 필요한 헌법재판소장과 감사원장 임명은 물론 내달 2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내년도 예산안과 개혁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은 인사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예산을 비롯해 국회에서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청와대의 오만과 독선에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인사와 법안 처리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았던 국민의당의 반발은 뼈아픈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도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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