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ㆍ군부 연일 퇴진 거세게 압박
부인 그레이스와 당에서도 쫓겨나
짐바브웨 집권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한 여성 당원이 19일 수도 하라레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제명이 확정되자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하라레=AP 연합뉴스

짐바브웨 집권 여당이 군부 쿠데타로 가택연금 중인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을 향해 “20일까지 자진 사임하라”며 최후 통첩을 날렸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군부까지 가세해 38년 철권 통치를 휘두른 독재자의 퇴진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집권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은 이날 긴급 중앙위원회를 열어 무가베 대통령을 제명하고 20일까지 퇴진할 것을 촉구했다. 패트릭 치나마사 짐바브웨 사이버안보장관은 전국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20일 정오까지 퇴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 (무가베가 따르지 않으면) 탄핵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인 민주변화동맹(MDC) 관계자도 “짐바브웨 의회는 반드시 무가베의 탄핵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ANU-PF와 야권은 이미 구체적인 탄핵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가베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의회 정족수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의회 다수당인 ZANU-PF는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지지세력과 무가베 부인 그레이스를 지지하는 파벌 'G40'으로 나뉘어 있지만, 당내에 반(反) 무가베 여론이 압도적이어서 탄핵 가능성은 큰 편이다. 탄핵 사유로는 무가베 일가의 부정 축재, 측근 부패, 권력 남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

ZANU-PF는 이날 당 대표직 박탈과 함께 무가베를 제명 처리했다. 차기 대표로는 무가베가 6월 해임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지명돼 내년 대선에서 집권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레이스도 당과 ZANU-PF 산하 여성연맹 수장 자리에서 쫓겨났다. 무가베를 권좌에서 끌어 내린 군부 역시 이날 그를 직접 만나 퇴진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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