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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북특사 ‘빈손 귀국’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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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북특사 ‘빈손 귀국’ 가능성

입력
2017.11.1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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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면담조차 불확실

中언론 “특사가 마법사 아니다”

북핵ㆍ미사일 등 합의 도출 난망

쑹타오(오른쪽)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18일 평양에서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평양= AP 연합뉴스
쑹타오(오른쪽)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18일 평양에서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평양= A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17일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 연락부 부장이 북측 고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지만 초미의 현안인 북핵 문제해결 방안에 대해 의미있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쑹 부장은 시 주석이 19차 당대회를 치르며 새로 정립한 대외정책과 지난 9일 미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정리된 북핵문제 해법을 북측에 전달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핵ㆍ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는 등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중앙위원인 쑹 부장이 과거 중국의 당 대회 후 북에 파견된 관리들에 비해 서열이 낮기 때문에 1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0일 귀국 예정인 쑹 부장이 사실상 ‘빈 손’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쑹 부장의 방북 기간 중국이 북중간 우호관계를 강조했지만, 북핵 위기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북핵 관련 북중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쑹 부장은 17일 북한 권력서열 2위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났지만 19차 당대회에 대해 설명했을 뿐이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공산당 대외 연락부는 회담 이후 양국 우호는 ‘귀중한 자산’이며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반도와 지역정세, 쌍무관계를 비롯한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하는 등 양쪽 모두 북핵 문제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었다. 18일에는 쑹 부장과 북한 외교 최고책임자인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외교위원회 위원장간 회담이 진행됐지만 여기서도 북핵 문제 해법이 논의됐을 가능성은 낮다. 쑹 부장은 이날 만경대와 구두공장 등을 찾았으며 연회에 참여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양측은 한반도 지역정세와 쌍무관계를 비롯한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을 뿐 역시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했고, 중국 중앙대외연락부도 홈페이지에 “북중 양당ㆍ양국의 대외부분의 왕래 등 공동 관심문제에 관점을 교환했다”고 밝히는 데 그쳤다.

중국 언론들은 쑹 부장이 설사 김정은을 만나더라도 북한의 도발 행위 중단 등 가시적인 특사 방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중국의 대북영향력이 그만큼 대단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입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특사와 관련 16일 트위터에서 “큰 움직임이다”라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의 지나친 기대가 부담스럽고, 성과에도 자신이 없다는 얘기이다. 션즈화 화동사범대학 교수는 SCMP에 “김정은은 베이징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없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니 글레이셔 미 국제전략센터(CSIS) 고문도 이 매체에 “공산당 대표단의 북한 방문은 양국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정지작업을 하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북한도 아직까지는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쑹 부장 방북 기간 중인 17일(현지시간) 한대성 북한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미 합동훈련이 계속되는 한 미국과의 핵 문제 협상은 없으며, 핵 프로그램 포기도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는 핵 무장의 궁극적인 완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8일 사평에서 “쑹타오 부장의 방북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한 기대를 품고 있으나, 쑹 부장은 문을 조금 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작 문제해결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또 쑹부장이 마술사는 아니며 한반도 형세완화의 관건은 북한과 미국에 달려있고 양측이 서로를 거부한다면 쑹 부장이 문을 열더라도 언제든지 닫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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