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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데이터 보안 원천기술 확보… 클라우드 세계시장 공략”

입력
2017.11.19 14:0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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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준 틸론 대표 인터뷰

2001년부터 클라우드 산업 개척

“클라우드 시장 갈수록 커지고

정부ㆍ금융기관서도 수요 늘어

독보적 기술로 선진국에 진출”

최백준 틸론 대표가 서울 구로 가산디지털단지 본사 사옥에서 클라우드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최백준 틸론 대표가 서울 구로 가산디지털단지 본사 사옥에서 클라우드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2014년 일어났던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도면 해킹 사고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해 보안망을 강화했다면 막을 수 있던 일이었습니다.”

최백준(47) 틸론 대표는 클라우드 기술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대뜸 이렇게 답했다. 그는 또 “인터넷 강국이었던 우리나라가 클라우드 산업에서 뒤처지면서 정보기술(IT) 산업의 주도권을 선진국에 빼앗기고 있다”는 말로 국내 IT 산업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숨기지 않았다.

틸론은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 분야 국내 1위 업체로 지난 2001년 설립됐다. 지난 16년간 틸론을 이끌어온 최 대표는 국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고 발전시켜 온 업계 대표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은 특정 서버에 각종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데스크톱,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각종 IT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개인들도 통신사나 인터넷 업체 등이 제공하는 서버를 활용해 문서나 사진 등을 올리거나 내려받고 있어 클라우드라는 개념에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틸론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술에는 각종 OS(operating system) 구동, 가상화, 망분리 등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가 포함돼 있어 일반인들이 쓰는 일반적인 클라우드 서비스와 다소 차이가 있다.

최 대표는 “사진을 올리거나 내려받는 것은 기초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로 사실 이메일을 주고 받는 일반 인터넷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OS 등 각종 프로그램 구동, 망 분리를 통한 보안 강화 등을 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틸론의 데스크톱 가상화 서비스인 ‘디스테이션’은 IT 효율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나 관공서 등에 인기가 높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직원들은 각자의 컴퓨터에 워드나 한글, 윈도우 같은 별도 프로그램이나 OS를 내려받지 않고도 가상 서버에 접속해 업무를 볼 수 있다. 특히 출장을 가거나 퇴근 후 급한 일이 생겼을 때도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등으로 업무를 처리 할 수 있어 ‘모바일 오피스’ 구현에 유용하다.

최 대표는 “최근 IT 효율화를 추구하는 많은 기업과 관공서 등이 이 서비스를 구입하고 있다”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70억원 정도의 회사 매출도 올해는 1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는 보안망 강화도 기업과 관공서 등이 이 서비스 도입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최근에는 파견근무와 아웃소싱 등의 업무형태가 증가하면서 내부 데이터 유출에 대한 대책 마련이 기업들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내부 자료 유출을 막기 위해 기업들이 본사 사옥 등 특정 건물에서만 내부 인트라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물리적(공간적) 망분리’를 해 놓고 있지만, 이는 완벽한 보안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최 대표 설명이다.

그는 “물리적 망분리를 해도 개인이 의도를 가지고 내부 자료를 유출하려고 마음먹으면 이를 막을 길이 없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로 인터넷망과 업무망을 분리하는 ‘논리적(시스템적) 망분리’를 하면 모든 데이터는 특정 서버에 보관되고, USB 등 외부 입출력 단자 사용을 통제할 수 있어 내부 데이터 유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정부 기관과 금융기관 등도 논리적 망분리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틸론은 2008년 기업은행, 2012년 대법원, 2013년 근로복지공단 등에 논리적 망분리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최 대표는 “보안 강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논리적 망분리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과 정부 기관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현재 수백억 규모인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도 몇 년 내 수천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 명성에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작다는 게 최 대표 주장이다. 보안을 중요시하는 미국과 유럽 등은 정부 기관이 선도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했다.

최 대표는 “2019년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조원이 넘고 2022년에는 9조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선진국 업체들이 앞서서 뛰어가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클라우드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한 뒤 사업 무대를 전 세계로 넓힌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아키타(秋田)현에 디스테이션을 공급하는 등 아시아 시장으로 보폭을 적극 넓히고 있다.

최 대표는 “수년 내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남미 유럽 등지에 틸론의 독보적 기술을 판매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클라우드 서비스뿐 아니라 비대면 인증 등 핀테크 서비스 분야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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