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뒤끝뉴스] 제주 돌고래쇼장 퍼시픽랜드, 무엇을 위한 리모델링인가

입력
2017.11.15 16:52
0 0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돌고래쇼장 퍼시픽랜드에서 돌고래에 대한 어떠한 보호조치 없이 리모델링 공사가 강행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돌고래쇼장 퍼시픽랜드에서 돌고래에 대한 어떠한 보호조치 없이 리모델링 공사가 강행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호반건설이 운영하는 제주 중문관광단지 돌고래쇼장 퍼시픽랜드에서 돌고래에 대한 어떠한 보호조치 없이 리모델링 공사가 강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해양동물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5일부터 들어간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소음과 진동, 분진이 그대로 전달되면서 공사 현장 한 켠에 방치된 돌고래들이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곳에는 보호대상해양생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와 서울대공원에서 위탁하고 있는 큰돌고래 태지,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아랑이와 혼혈종 새끼 돌고래 두 마리 등 총 다섯 마리의 돌고래가 사육되고 있습니다.

핫핑크돌핀스가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리모델링 공사중인 퍼시픽랜드 현장을 방문한 결과 공사 옆 돌고래 다섯 마리는 공연수조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두꺼운 쇠기둥을 절단할 때 나는 커다란 소음과 건물 벽, 보조수조를 부수는 충격소음과 진동 등이 하루 종일 옆 돌고래 수조로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는 겁니다. 핫핑크돌핀스 측은 “퍼시픽랜드는 비산먼지를 막을 수 있는 차단막이나 소음 저감대책 등 돌고래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리모델링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돌고래들의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것이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돌고래 수조를 제외한 건물 내외부를 모두 리모델링 하면서 건물 내부에는 수북하게 공사 자재와 폐건축 쓰레기 등이 그대로 쌓여 있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현재와 같은 리모델링 공사는 12월 17일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한달 이상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돌고래들은 열악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될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서울시에서 위탁 사육을 맡긴 태지는 아직 위탁 기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시와 서울시민이라면 태지에 대해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서울시가 태지의 위탁 계약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왼쪽). 태지의 위탁기간은 20일까지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동물보호단체들은 서울시가 태지의 위탁 계약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왼쪽). 태지의 위탁기간은 20일까지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퍼시픽랜드가 반입한 돌고래는 60여마리에 달하며 야생적응훈련 과정을 거쳐 방류된 7마리를 제외하면 단 4마리만 생존해 있습니다. 남아 있는 돌고래들은 조련사들과 수중 쇼를 하고, 관람객들과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태지는 위탁계약이 연장되지 않으면 5일 후 퍼시픽랜드 소유로 넘어가며, 그렇게 되면 태지도 위와 같은 쇼에 동원된 채 생을 마감해야 할 상황입니다.

핫핑크돌핀스는 호반건설과 퍼시픽랜드가 일단 리모델링 공사를 중단하고, 돌고래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보호대상해양생물인 남방큰돌고래 보호 책임이 있는 기관인 해양수산부와 태지를 위탁해놓은 서울시 역시 이곳 돌고래들의 건강과 사육 실태에 대해 조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돌고래를 방치하고 스트레스에 노출시킨 채 돌고래쇼장을 리노베이션 하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퍼시픽랜드 리모델링 공사현장에 방치된 돌고래들 영상보기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