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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불안… 미, 핵 권한 제한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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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불안… 미, 핵 권한 제한 청문회

입력
2017.11.15 15: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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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권’에 관한 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반핵무기 운동가들이 방청석에 앉아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4일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권’에 관한 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반핵무기 운동가들이 방청석에 앉아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핵무기 사용 통제 논의의 핵심에는 ‘언제든지 사용’(always)와 ‘절대 사용 불가’(never)의 딜레마가 있다.”

14일(현지시간) ‘대통령의 핵사용 권한’을 주제로 41년 만에 열린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가 핵무기에 수반되는 상충되는 요구를 두고 언급한 얘기다. “핵 억제력이 발휘되기 위해선 상대국에 언제든지(always) 핵 공격이 가능하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는 반면, 단 한번의 핵무기 사용이 파국을 부르기 때문에 즉흥적이거나 공인되지 않는 사용은 절대(never) 이뤄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딜레마는 이날 청문회 의원들간 공방에서 그대로 재연됐다. 1976년 이후 대통령의 핵 사용권을 주제로 처음 열린 청문회 자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권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3차 세계 대전의 길을 닦고 있다”고 비판했던 밥 코거 외교위원장은 이날 “이 청문회가 특정 인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랄한 우려를 쏟아냈다. 크리스 머피 의원은 “우리는 대통령이 불안하고 변덕이 너무 심하고, 돈키호테 같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토로했고, 벤 카딘 의원도 “지역 주민들로부터 대통령이 아무런 통제도 없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며 의회의 승인권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제임스 리시 공화당 의원은 “대통령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면서 “이 청문회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마다 평양에서 분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제한 논의가 북한에 대한 핵 억지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계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행 법률 아래서 핵무기 사용이 많은 참모들의 검토과정을 거쳐야 해 대통령 단독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핵무기를 운용하는 전략사령관 출신인 로버트 켈러 퇴역 장군은 특히 “핵무기 사용에는 군사적 필요성과 과잉금지 등의 법률적 원칙이 적용된다”면서 ‘그런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명령은 지휘관이 거부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선 “가정적 질문”이라며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해 모호한 영역을 남겨뒀다. 그는 그러나 “상호 충돌하는 시그널은 결정적 시점에서 자신감 부족, 혼란,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과도한 제한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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