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원래의 낱말이 어디에선가 줄어들어 짧아지면 ‘준말’이라고 이른다. 예를 들어 ‘사이’가 ‘새’로, ‘마음’이 ‘맘’으로, ‘잘가닥’이 ‘잘각’으로 줄어든 것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준말이 만들어지는 방법이 꽤 다양하다.

앞의 세 가지는 한 낱말 자체에서의 변화인데, ‘○대’(←○○대학교)처럼 두 낱말 이상에서 낱말별로 한 글자씩 뽑아 연결하여 준말을 만드는 경우가 역사도 짧지 않으며 요즘 가장 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경제’는 ‘경세제민’에서 온 말이며, 우리나라를 일컫는 ‘한국’은 ‘대한제국’의 준말로 출발하였다(이런 종류는 특별히 ‘약어’라고 이른다). ‘-대’(←-다고 해)와 같이 서로 다른 말이 결합한 것도 있다. 이런 말들 가운데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아예 다른 뜻이 되어 버린 것이 있다. ‘점잖다’는 ‘젊지 아니하다’가 변한 말이고, ‘귀찮다’는 ‘귀하지 아니하다’가 변한 말이다.

약어 가운데에 정식 명칭의 길이가 긴 기관이나 단체의 이름을 줄이는 방식이 독특하다. 대표적으로 정부 부처 명칭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대개 구성하는 단어의 첫 글자나 그 다음 글자를 조합하면서 마지막의 단위를 나타내는 표현을 남긴다(행정안전부 - 행안부, 농촌진흥청 - 농진청).

유행처럼 지나가는 준말도 많다. 온라인상의 환영 인사였던 ‘어솨요’(어서 오세요), ‘왜 이렇게’의 준말 ‘왜케’, ‘재미 있어’를 줄인 ‘잼써’ 등은 지금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잘 쓰이는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퍼온 글’을 뜻하는 ‘펀글’이나 ‘컴퓨터’를 줄인 ‘컴터’ 또는 ‘컴’ 등은 아예 굳어진 듯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보여 대조된다. 이래저래 준말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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