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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식사 정치… “호남과 갈라서자는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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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식사 정치… “호남과 갈라서자는 거 아니다”

입력
2017.1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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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대화 노력에 당 내홍은 수습 국면으로

안철수(가운데)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내 초재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가운데)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내 초재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당의 화합을 위해 ‘식사 정치’에 집중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안 대표의 식사정치는 7일 저녁 독일과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직후 빠르게 진행됐다. 장시간 비행의 여독에도 안 대표가 8일 아침부터 20명의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지고 대화를 유도한 것이다. 예정되지 않았던 안 대표의 참석에 대다수 의원들은 반가움과 함께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몇몇 강성 호남계 의원들은 이날까지도 ‘뒤끝’을 보이는 등 반발을 이어갔다. 천정배계로 분류되는 박주현 의원은 안 대표의 방문을 ‘언론 플레이’라고 전제하며 “정 떨어지면 정치를 같이 못한다”는 타 당 전 대표의 말까지 인용하며 날을 세웠다. 안 대표와 강하게 부딪혔던 유성엽ㆍ이상돈 의원은 이날 식사 자리에 없었다.

안 대표는 호남계의 버티기를 뚫기 위해 호랑이굴로 직접 들어가기도 했다. 그는 9일 오전 국민의당-전남 예산정책협의회에 직접 참석해 박지원 전 대표 등 호남 중진들과 직접 대면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의 방문과 관련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인들이 늘 그렇지만, 직접 만나니 또 웃으며 대화하고 분위기가 좋았다”며 한동안 이어진 안 대표와의 대치 전선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같은 날 점심에는 당 초재선 의원들과도 식사를 함께 하며 당의 미래에 대한 여러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드러난 이들 일정 외에도 비공식적으로 비안철수계 당 중진들과 식사와 전화, 의원실 방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안 대표의 노력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초재선과의 식사 직후 진행된 의원총회를 통해 “당의 확장성(바른정당과 통합)도 중요하지만 정체성(호남)을 지키는 것이 더 우선 순위”라는 취지의 발언 등으로 호남계에 화해의 제스처를 재차 취했다. 이후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선 강성 비안계로 분류되곤 했던 재선의 황주홍 의원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황 의원은 이날 “호남 중진들이 당 대표를 당장 밀어낼 수 없고, 안 대표가 (호남계의 동의 없이)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조기 공천, 당원 배가 운동 등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와 황 의원의 발언 이후 박주현 의원을 제외한 유성엽ㆍ이상돈 의원 등 강경 대치파의 공개적 비난 발언은 실제로 사라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호남 중진들도 의원총회 이후 더 이상 싸우는 게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와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아직 여진은 남았지만 내주에는 당 갈등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계의 한 의원은 10일 “당이 노선과 방향성을 가지고 싸우는 것은 오히려 건강하다는 증거 아니겠냐”며 “더 골이 깊어지기 전에 안 대표가 직접 밥을 먹으며 대화에 나서 다소간의 오해가 풀렸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한 측근 역시 “식사 과정에서 호남계에 ‘갈라서자는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낸 것이 효과가 있었다”며 “이미 시작된 만큼 안철수식 식사 정치를 당분간 이어가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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