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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의 용’ 신화 사라지고… ‘각자도생’ 경향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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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의 용’ 신화 사라지고… ‘각자도생’ 경향 강해졌다

입력
2017.11.08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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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자식세대 계층상승 믿어

기부 경험 27% 개인주의 심화

고령자 78% “자녀와 살기 싫다”

“가정보다 일 우선” 2년새 11%p↓

자식 세대가 열심히 노력하면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가 1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조사 당시 국민 절반 가량이 ‘후대에도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고 믿었던 점을 감안하면 계층이동 ‘사다리’가 급속도로 붕괴되고 있는 셈이다.

기부와 자원봉사가 계속 감소하고 자녀와 함께 사는 고령층이 점차 줄어드는 등 국민 각자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각자도생’ 경향도 더 심해졌다. 가정보다 일을 우선하는 비율은 2년 전보다 10%포인트나 급감했다.

통계청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16일부터 2주간 전국의 만 13세 이상 인구 3만9,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식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에 대해 ‘높다’고 응답한 비율(19세 이상 대상)은 29.5%로, 직전 조사인 2015년(30.0%)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이 비율은 2009년 48.2%, 2013년 39.6% 등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다.

노력을 통해 본인 세대에서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65.0%로, 2년 전(63.0%)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30대의 경우 이 비율이 71.2%로,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70%선을 넘어섰다. ‘흙수저’ ‘금수저’로 대변되는 이른바 ‘수저 계급론’에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본인의 주관적 계층의식이 ‘하층’일수록 본인 세대와 자식세대의 계층 이동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계층이동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경제 여건마저 팍팍해지면서 우리 국민들의 개인주의와 ‘각자도생’ 경향은 더 심해졌다. 지난 1년 동안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26.7%로, 2015년(29.9%)에 비해 3.2%포인트나 줄었다. ‘향후 기부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41.2%로, 같은 기간 4.0%포인트 감소했다. 기부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7.3%)라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지난 1년 간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비율도 2015년 18.2%에서 올해는 17.8%로 줄었다.

60세 이상 고령자 중 77.8%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07년 60.0%에 불과했지만 2009년 62.9%, 2013년 73.0% 등 가파른 증가세다. 실제로 자녀와 동거를 하고 있는 비율도 30.6%에 불과했다. 2년 전보다 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특히 고령자의 69.9%는 생활비 마련 방법으로 ‘본인 및 배우자 부담’을 꼽았다. 이 비율 또한 2009년 60.0%, 2013년 63.6%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취업자 가운데 일과 가정생활 중 ‘일을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43.1%로, 2015년(53.7%)에 비해 10.6%포인트나 감소했다. 지난 2011년 관련 항목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50%선’이 붕괴된 것이다. 반면 ‘일과 가정 둘 다 비슷하게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42.9%로, 2년 전(34.4%)보다 8.5%포인트 늘었다. ‘일보다 가정이 중요하다’는 사람도 2015년 11.9%에서 올해 13.9%로 높아졌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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