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종합계획 두고 교육현장 목소리 엇갈려
학생 존중위한 당연한 조치 vs 학생생활지도ㆍ수업 어려워질 수 있어

서울 광진구의 A고교는 수업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휴대폰은 모두 거둬서 보관함에 두게 돼 있다. 하교 전 수업이 끝나면 다시 돌려준다. 이런데도 휴대폰을 내지 않고 수업시간에 사용하다가 들키는 경우가 일주일에 몇 차례나 된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가 올해 4, 5월 서울시내 중고교생 1,0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0명(72.9%)가 휴대전화 압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서울시교육청이 휴대폰 등 전자기기 사용, 두발ㆍ복장 규제 교칙을 정할 때 학생회와 함께 정하도록 하는 등의 ‘학생인권종합계획(2018~2020)’을 발표한 것을 두고 학교 현장이 시끄럽다. 학교측이 일방적으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학생들이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당연한 조치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수업시간에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 학생 인권의 문제냐는 냉소적인 비판도 쏟아진다. 교사들의 학생생활지도가 더 어려워지면서 교권이 더욱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장 논란이 뜨거운 건 휴대폰 사용과 관련한 부분이다. A고교의 이모 교사는 “학생들이 규칙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면 교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구로구 B중학교 조모 교사도 “수업 전 휴대폰을 반납하는 지금도 수업 중에 학생들의 휴대폰이 울려 압수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학생회와 협의해서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회와의 교칙을 함께 만드는 것이 휴대폰 사용 전면 허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그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는 긍정적 반응도 있다. 학생들이 휴대폰 사용, 두발 등의 규칙 제정에 직접 참여하면 수용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서울 성동구 C고교 권모 교사는 “학생들의 생활규정을 만드는 데 참여하면 스스로 자정능력을 키우게 된다”며 “수업 진행이나 생활 지도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주장은 기우”라고 밝혔다. 실제 서울 중랑구 중학교에 재학하는 송모양은 “휴대폰으로 정보를 검색하며 공부에 활용하는 좋은 사례도 많은데, 휴대폰을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걸 이해 못 하겠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담긴 상벌점제 폐지 역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상벌점제는 2010년 서울시교육청이 체벌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이후 이를 대체할 생활지도 수단으로 각 학교에서 활용돼 왔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5년 진행한 학생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초ㆍ중ㆍ고교생의 67.5%가 교내에 상벌점제가 운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의 행동을 점수로 통제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경기, 전북 등은 이미 폐지한 상태다.

교육청은 대안을 마련한 뒤 2020년부터 적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장에서는 대안 마련보다는 제도 폐지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상벌점제는 교권침해에 대응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며 “확실한 대안도 없이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수나로의 치이즈(활동명) 활동가는 “상벌점제는 학생들의 사소한 생활까지 간섭하는 경우가 많고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 있기보다는 교사들이 자의적으로 집행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교육보다는 생활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상벌점제는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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