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결혼식 뜯어보니

송중기ㆍ송혜교 커플의 결혼식 장면. 장쯔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빈관에 뜬 드론

지난 3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 한류스타 송중기(32)ㆍ송혜교(35) 커플 결혼식장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하늘에 등장했습니다. 무선 조종 비행기인 드론입니다. 두 사람의 예식을 지켜본 연예 관계자들에 따르면 2~3대의 드론이 예식 내내 하늘에 떠 있었습니다. 실제로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선 두 사람의 예식 모습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습니다. ‘if***’ 등 현지 매체들이 드론을 띄워 ‘송송커플’ 결혼식 실황을 내보낸 겁니다.

물론 모두 허가 받지 않은 촬영이었습니다. 송중기의 소속사인 블러썸엔터테인먼트와 송혜교 소속사인 UAA는 국적 불문 어떤 매체에도 결혼식 생중계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측에서 수십 억 원 대를 부르며 결혼식 생중계 제의를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합니다. 양 측은 애초 결혼식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돈이 좋다지만, 일생에서 단 한번 뿐인 가족 행사를 외부에 공개하고 싶어하는 스타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날 영빈관엔 취재진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습니다. ‘철통 보안’을 두른 식장에 드론을 띄운 걸 보면, 중국 매체들이 호텔 본관에 객실을 예약해 촬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동안 많은 스타커플이 탄생했지만, 결혼식 현장에 드론까지 등장한 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송송커플이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워낙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스타들이라 겪어야 했던 유명세였던 셈입니다. 1964년 신성일ㆍ엄앵란 커플의 결혼 이후 이렇게 세간의 관심을 산 연예인 결혼 소식도 찾기 어려울 듯합니다.

송중기ㆍ송혜교 부부는 결혼식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블러썸엔터테인먼트ㆍUAA 제공
“잘못하면 꾸짖어 달라”

그렇게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산 송송커플의 결혼식은 어땠을까요. 식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식을 다녀온 이들이 공통으로 꼽은 분위기 메이커가 있었습니다. 바로 송중기의 아버지 송모씨입니다.

송송커플의 결혼식은 주례 없이 진행됐습니다. 이로 인해 송씨가 두 사람 앞에 서 주례 대신 축사를 전했는데, 이 때 한 말이 하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고 합니다.

송씨가 한 말은 대충 이렇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은 두 사람이 각별히 모신 분들이니 (두 사람이) 잘못하면 꾸짖어 달라’, ‘오늘 대접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신랑 신부한테 사달라고 해라. 돈 많이 버는 친구들이다’, ‘언제라도 대전(송중기 본가)에 오시면 막걸리와 빈대떡을 대접하겠습니다’ 등입니다. 꾸짖어 달라는 말로 한류스타 부부의 초심을 강조하면서도, 격의 없는 말로 다소 엄숙할 수 있는 예식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누그러뜨린 겁니다. 송씨는 송혜교를 ‘이제부터 우리집 며느리’라고 부르며 ‘걱정하지 마시라. 딸처럼 아끼겠다’며 각별한 며느리 사랑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뿐 아닙니다. 송씨는 송송커플이 앞날을 약속할 때나 행복한 가정 생활에 대한 의지를 묻는 말에 수줍어 목소리를 작게 내면 ‘큰 소리로 대답하라’고 해 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송송커플은 아버지의 말을 잘 듣는 부부였습니다. 송중기는 아버지의 말에 바로 “네!”라고 크게 외치기도 하고, 송혜교도 목소리를 키워 하객들에 인사를 전했다고 합니다.

송중기ㆍ송혜교 부부의 결혼식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ㆍUAA 제공
“진실하게 사랑하자” 부부의 약속

송송커플의 지인도 웃음의 감초 역을 톡톡히 했습니다. 송중기와 둘도 없는 친구인 이광수가 부부를 위해 우정 어린 편지를 읽을 땐 식장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광수는 “너(송중기)한테 부탁 받고 한다고는 했는데, 부담돼 잠도 설쳤어”라고 편지를 읽으며 “사랑하는 친구가 잘 돼 좋다”고 울먹였다고 합니다. “(송)중기야, 솔직히 배 아프다”라고 외치며 송혜교를 아내로 맞은 친구에 대한 부러움을 장난스럽게 전해 식의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죠.

축복의 자리엔 감동의 눈물도 흐르기 마련입니다. 송송커플은 눈물이 많았습니다. 송중기는 혼인서약을 한 뒤 눈물을 보였습니다. 송혜교는 서약 후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올릴 때 자신의 어머니를 보고 결국 눈물을 떨궜습니다. 두 사람은 가수 옥주현이 축가를 부를 때도 울었습니다. 송혜교와 친분이 두터운 옥주현은 영화 ‘알라딘’ OST인 ‘어 홀 뉴 월드’를 불렀습니다. 이 곡은 송송커플이 옥주현에게 불러 달라고 부탁한 노래였습니다.

송송커플은 서로에게 편지를 띄워 희망찬 앞날에 대한 응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식 초반에 서로에게 ‘가장 빛났을 때 만났는데 서로 가진 게 모두 없어지더라도 진실하게 사랑하자’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읽어주며 사랑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신랑은 신부를 각별하게 챙겼습니다. 송중기는 식 내내 송혜교의 손을 잡고 있었다고 합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신부의 머리가 흩날리자 그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기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하객인 중국의 유명 배우 장쯔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송 선생(송중기)이 혜교에게 한 자상한 행동들만 보였다”며 부러워했겠습니까.

'송송커플' 결혼식에 참석한 배우 최지우(왼쪽부터), 박보검, 유아인. 최지이 인턴기자
박보검 피아노 연주ㆍ박형식 노래… 부케에 담긴 꽃말은

결혼식은 1부와 2부로 진행됐습니다. 피로연은 송송커플의 동료들이 빛냈습니다. 가수 겸 배우 박형식은 성시경의 노래 ‘두 사람’을 불러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습니다. 배우 박보검이 피아노 연주를 보태 의미를 더했죠. 박형식은 송혜교와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고, 박보검은 송중기와 같은 소속사에 둥지를 튼 절친한 후배입니다.

피로연에 ‘흥’이 빠질 수 있겠습니까. 송중기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해 친분을 쌓은 유아인도 가볍게 몸을 흔들며 축제를 즐겼습니다. 최지우를 비롯해 김희선과 송윤아도 피로연에서 송송커플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한류스타 부부 결혼식에서 빠질 수 없는 관심거리는 신부의 웨딩드레스입니다. 송혜교의 드레스는 단아했습니다. 어깨선이 드러나지만 사각형 모양으로 네크라인이 처리돼 차분해 보였습니다.송혜교는 화려한 장식을 피한 드레스를 택해 우아함을 뽐냈습니다. 송혜교의 드레스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크리스찬디오르의 제품이라고 합니다. 신랑 송중기가 입은 턱시도도 크리스찬디오르사의 남성 라인 제품입니다.

송혜교는 은방울꽃으로 만든 부케를 들고 있었습니다. 은방울꽃은 ‘다시 찾은 행복’이란 뜻의 꽃말을 지녔답니다. 은방울꽃은 5월에 잠시 피다 져 구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혜교의 부케는 그의 화가 친구가 받았습니다.

결혼식 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요. 웨딩업계는 송송커플의 예식 비용을 1억원 대로 보고 있습니다. 영빈관 대여와 꽃 장식 비용 등을 8,000만~9,000만원대로 추정했습니다. 두 사람은 신접살림을 서울 이태원동의 단독주택에 마련했습니다. 602㎡(182평) 규모로 100억원대로 알려졌습니다. 여기까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세기의 커플 결혼식 사전’(알쓸신결)이었습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이런 '특급 하객'이 또 있을까. 중국 배우 장쯔이(가운데)가 '송송커플' 결혼식에 참석해 부부의 앞날을 축하했다. 장쯔이 SNS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예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