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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스틴 파문’ 확산, 각본가 제임스 토백 38명 성추행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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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스틴 파문’ 확산, 각본가 제임스 토백 38명 성추행 의혹 제기

입력
2017.10.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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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겸 영화감독 제임스 토백.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극작가 겸 영화감독 제임스 토백.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이어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는 영화감독 겸 극작가 제임스 토백(73)이 여성 38명에게 성폭력을 휘둘렀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LA타임스가 인용한 여성들의 증언에 따르면 토백은 뉴욕 거리에서 여성들에게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며 인터뷰나 오디션을 제안했고, 실제 인터뷰에서는 성적인 주제로 질문을 던지거나 성추행을 시도했다. 증언한 여성들 가운데 31명이 자신의 증언을 녹음했다. 연기자 에코 대넌은 토백이 1999년 감독한 영화 ‘블랙 앤드 화이트’의 세트장에서 그가 자신에게 접근해 손을 대고 말로 희롱했다고 밝혔다. 대넌은 “누구나 일을 하길 원하기에 그냥 참고 견딘다. 나도 자리를 얻기 위해 버틴 것”이라고 말했다. 토백은 자신이 여성을 성추행한 사실이 없으며, 여성들을 만난 적이 없거나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토백은 와인스틴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40년간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극작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해 왔다. 1974년 영화 ‘더 갬블러’의 각본을 쓰면서 데뷔한 그는 배리 레빈슨이 감독하고 워런 베티와 아네트 베닝이 주연한 ‘벅시’ 각본으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올 초 베니스영화제에서 그가 감독하고 시에나 밀러와 알렉 볼드윈이 출연한 ‘프라이빗 라이프 오브 어 모던 워먼’이 상영되기도 했다.

와인스틴처럼 토백도 과거에 이미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1989년 월간지 ‘스파이’매거진이 기사를 냈고, 현재는 사라진 온라인매체 ‘고커’도 그를 다룬 기사를 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연작의 제임스 건 감독도 “토백이 그런 식으로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여성 가운데 최소 15명이 이런 형태의 접촉을 당했음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건은 “약 20년간 업계 지인들에게 토백의 행태를 경고해 왔다. 그를 멈출 수는 없었지만 경고는 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영화계에서는 와인스틴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계 거물들이 자신의 지위를 무기로 젊은 여성에게 접근하는 일이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 18일에는 정보기술(IT) 기업 아마존이 설립한 영화제작사 아마존 스튜디오의 경영자 로이 프라이스가 이 기업에서 제작한 드라마 ‘높은 성의 사나이’ 프로듀서 아이사 해켓의 성추행 폭로 이후 사임했다.

와인스틴 비판자인 미국 배우 로즈 맥고완과 이탈리아 배우 겸 영화감독 아시아 아르젠토는 트위터를 통해 토백의 성추행을 폭로한 이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수 주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자신도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음을 공개하는 ‘#미투’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으며 영화계를 넘어 문화산업은 물론 금융가와 정치권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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