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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110만개 쇼핑몰에 솔루션… “국내 테슬라 상장 1호 노린다”

입력
2017.10.16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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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난다 등 온라인 쇼핑몰

카페24 통해 사이트 개설

솔루션 제공 수수료 안 받지만

시장 확대 통해 수익성 개선 기대

이달 상장예비심사 신청 예정

연내 코스닥시장 진입 목표

이재석 카페24 대표가 올해 상장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페24는 회사가 적자를 기록해도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 상장할 수 있도록 한 ‘테슬라 상장’ 국내 1호 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재석 카페24 대표가 올해 상장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페24는 회사가 적자를 기록해도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 상장할 수 있도록 한 ‘테슬라 상장’ 국내 1호 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시장이 더 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수료를 받아 회사 수익을 늘릴 수 있지만 그건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인 ‘카페24’는 요즘 국내 IT업계와 증권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테슬라 상장’ 국내 1호 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상장이란 적자 기업도 일정 수준의 성장성을 갖추고 있다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국내에는 올해 처음 도입됐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이 같은 방식으로 상장해 투자를 유치한 데서 이름이 유래됐다.

이재석(49) 카페24 대표는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상장 예비 심사를 이번달 신청할 예정”이라며 “연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24는 쇼핑몰 사업자들이 쉽게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를 열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스타일난다’ ‘육육걸즈’ 등 국내 대표 온라인 쇼핑몰을 포함해 국내 110만개 사업자가 카페 24를 통해 쇼핑몰 사이트를 개설했다.

카페24는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현지어로 쇼핑몰을 개설하는 ‘역직구’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내 브랜드로 선정된 스타일 난다는 카페24 솔루션을 사용해 중국 등 해외 현지에 사이트를 개설해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하지만 카페24가 벌이는 사업 규모와 다르게 회사 실적은 신통치 않다.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24는 수익모델로 쇼핑몰 광고와 마케팅 사업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는 있지만 회사는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 대표는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은 눈앞 현실만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자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온라인 쇼핑 시장을 키워 자연스럽게 회사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더 옳은 방향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 시장 자체가 급격히 커지면서 카페24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회사 매출은 2014년 703억원, 2015년 828억원, 2016년 1,180억원으로 연평균 20% 이상 늘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큰 규모는 아니지만 올해 흑자 전환도 기대하고 있다. 카페24가 국내 테슬라 1호 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이 대표는 “향후 10년 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금보다 100배 정도 큰 약 500조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시장이 이 정도 규모가 되면 카페24가 펼칠 수 있는 비즈니스 사업 기회는 저절로 열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재석 대표는 인터넷이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커뮤니티 웹진, 온라인 뉴스 등 인터넷을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 사업을 펼친 국내 1세대 대표 인터넷 사업가 중 한 명이다.

이 대표는 “당시에는 인터넷 공간에 사람을 모으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믿었다”며 “그러나 2000년대로 접어들어 인터넷 버블이 꺼지고 빙하기가 찾아오면서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던 무수히 많은 업체가 도산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이 대표가 진행했던 사업도 별 성과를 얻지 못했다. 다른 IT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파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파악하고 투자금을 모아 인터넷 쇼핑몰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온라인 쇼핑몰 붐이 일고, 이 무렵 한류 열풍으로 역직구 사업도 활발해지면서 카페24는 사세를 크게 불렸다. 수익성 개선이 숙제로 남아있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많아 회사를 운영해오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이 대표는 “수익성에 너무 신경을 안 쓴다는 비판도 있지만, 천천히 가더라도 도 더 멀리 가자는 게 지난 18년간 지켜온 경영철학”이라며 “앞으로도 이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 계속 나아가 글로벌 전자 상거래 시장을 장악하는 대표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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