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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재건축사업, 현대건설이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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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재건축사업, 현대건설이 품었다

입력
2017.09.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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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10조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 투표 거쳐 GS건설 누르고

향후 강남 재건축서 유리한 입지

업계 출형경쟁에 수익성 의심

“승자의 독배 될 것” 분석도

현대건설이 재건축 예정인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투시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재건축 예정인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투시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금액 기준 사상 최대 재건축 사업(총 10조원 규모)으로 평가 받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ㆍ2ㆍ4주구) 시공사로 결정됐다. 현대건설은 향후 강남 재건축시장 수주전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특화 설계, 금융 지원, 후분양제 등 역대 최대 수준의 혜택을 조합에 제공하며 출혈 경쟁을 벌인 만큼 부작용과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27일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조합원 1,295표를 얻어 886표를 얻은 GS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업계에선 조합원들이 설계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GS건설보다 이사비 등 ‘파격 조건’을 제시한 현대건설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내건 ‘가구당 7,000만원 이사비 무상 제공’은 최대 논란거리였다. 당초 현대건설은 세대당 7,000만원의 파격적인 이사비 제공을 약속했지만 정부가 “위법 소지가 있다”며 시정명령을 내려 제동이 걸렸다.

치열한 ‘혈투’ 끝에 이날 최종 승자가 된 현대건설은 대형 건설사의 연간 수주액과 맞먹는 규모인 2조6,000억원의 천문학적 공사비가 걸린 대형 공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의 새 이름을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로 짓고 ‘100년 주거 명작’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각오다.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한강변 요지에 위치한 반포주공1단지는 1973년에 지어진 5층짜리 66개동 2,090가구로 이뤄져 있다. 재건축이 완료되는 2023년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5,388가구 규모로 변모한다. 공사비 2조6,000억원을 비롯 총 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해 단일 주택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서울 강남 한강변에 희소한 대단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조합원들이 27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공동사업자 선정 총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조합원 2,294명 중 2,193명(95.6%)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현대건설(1,295표)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배우한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조합원들이 27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공동사업자 선정 총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조합원 2,294명 중 2,193명(95.6%)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현대건설(1,295표)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배우한 기자

하지만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우선 이번 수주전에서 과도한 ‘출혈 경쟁’을 벌이느라 무리한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7,000만원의 이사비 외에도 최고급 빌라나 펜트하우스에서나 볼 수 있는 수입산 초호화 명품 브랜드 인테리어와 마감재 제공 등을 제시했다. 조합원들이 원하면 후분양제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수익성 악화로 ’승자의 독배‘가 될 것이란 전망도 없잖다. 현재 시공사 선정을 추진 중인 인근의 다른 재건축 조합원들의 눈높이만 높였다는 비판도 적잖다. 이 경우 건설사가 결국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분양가를 올리게 되면 주변 집값은 다시 들썩일 수 밖에 없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조합원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많아질수록 결국 일반분양 가구의 분양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주변 집값이 다시 들썩이게 돼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되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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