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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 8대나 NLL 넘었는데… 북한 깜깜이 방공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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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 8대나 NLL 넘었는데… 북한 깜깜이 방공망

입력
2017.09.2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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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B 2대 자정 무렵 진입

F-15ㆍ공중급유기ㆍ수송기가 호위

레이더상 확실하게 포착 못한 듯

지대공 미사일도 움직임 없어

북한 측의 ‘뒷북 대응’ 포착

전투기 이동에 동해안 경계 강화

미국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가 지난해 9월13일 경기도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F-15K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가 지난해 9월13일 경기도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F-15K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가 지난해 9월13일 경기도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F-15K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가 지난해 9월13일 경기도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F-15K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북한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B-1B의 궤적을 공개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26일 국가정보원과의 간담회 직후 “미군측에서 들은 말”이라면서 북한의 최근 동향을 전했다. 북한은 실제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가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하던 23일 당시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해 아무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B-1B 2대와 F-15C 전투기 6대를 포함한 8대의 전투ㆍ전폭기가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갔다 돌아오는 과정은 위험천만한 작전이었다. 북한이 1969년 동해 상에서 미 해군 정찰기를 격추시켰던 경험을 떠올린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는 작전이 아닐 수 없었다. 때문에 어떻게 북한 감시망을 따돌렸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북한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게 국정원의 결론이다.

국정원이 이날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의 레이더망 자체가 B-1B군단의 기동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23일 새벽 1시쯤 동해상의 NLL을 넘은 미군 군용기는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B-1B 2대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F-15C 전투기 6대 등 모두 8대. F-15C의 연료를 공급해줄 목적으로 출격했던 공중급유기 K-135 2대와 폭격 확인 임무를 띤 특수부대가 탑승한 수송기, 특수부대 귀환 작전을 위한 헬기까지 합치면 무려 12대의 군용기가 NLL 부근에 출몰했지만 북한의 사격통제 레이더는 가동되지 않은 셈이다. 이철우 의원은 “북한은 이번에 (B-1B 비행이) 자정 무렵이니 전혀 예상도 못 했고 레이더나 이런 데서도 강하게 잡히지 않아 조치를 못 한 것 같다”면서 “한마디로 말하면 B-1B가 들어갔을 때 북한에서는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레이더가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SA-5 지대공 미사일도 움직이지 않았다. SA-5지대공미사일 포대가 운용하는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300km정도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B-1B 군단은 원산에서 300~350km 거리를 유지하면서 기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군사당국 관계자는 “SA-5미사일 최대 사거리가 250km이기 때문에 레이더로 포착을 해도 미사일로는 격추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미국이 북한 방공망의 허점을 알고 작전을 감행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가 없다. 다만 북한은 상황종료 이후 중국 및 러시아와 상의를 했다는 게 국정원의 관측이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북한이 B-1B가 왔다 간 것을 몰랐기 때문에 상황에 대해서 독자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안 되므로 중국과 러시아의 대공 방어망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알아보고 그러지 않았겠느냐는 추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어 B-1B 출격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전투기를 이동시키고 동해안 경계를 강화하는 등의 ‘뒷북 대응’을 하는 장면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선(先)보고 후(後)조치’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동향도 전했다. 이철우 의원은 “북한도 우발적 도발이나 충돌이 없도록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B-1B 출격에 대해 한미간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국정원은 구체적 협의 경위는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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