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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계빚 증가속도, 주요 43개국서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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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계빚 증가속도, 주요 43개국서 2위

입력
2017.09.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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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93%

작년 보다 4.6%P나 상승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영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경제 규모에 견준 가계부채가 세계 주요 43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잇따라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으로 올 들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춤해지는 등 대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발등의 불이다.

24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0%로, 1년 전 88.4%에 비해 4.6%포인트 상승했다. BIS가 자료를 집계하는 세계 43개국 중 중국(5.5%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2012년 17위에 머물렀던 한국(1.1%포인트)은 2013년부터 이어진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5년 만에 이 부문 순위가 2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이 크다는 건 경제가 성장하는 것보다 가계부채가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부채가 커지는 속도뿐 아니라 이제는 부채 수준도 위험 수위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43개국 중 8위였다. 부동산 버블이 심한 것으로 지목되는 영국(88.0%)을 추월한 것은 물론이고 미국(78.7%)이나 유로존(58.5%), 일본(57.6%)까지 앞질렀다. 18개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아 15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흥국 2위인 태국(69.2%)이나 말레이시아(68.9%), 홍콩(67.6%)과도 격차가 상당하다.

빚을 갚을 여력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 가계 부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12.5%로 1년 전(11.8%)보다 0.7%포인트 뛰었다. 이는 BIS가 조사한 17개국 중에 가장 컸다. DSR는 소득 대비 모든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가계의 대출 상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가계대출의 부동산 쏠림 현상이 너무 크다는 데 있다. 2분기 우리나라의 총 가계빚은 1,313조3,5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1조7,16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4조8,085억원이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53.5%)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산업대출 역시 같은 기간 증가분의 절반 이상(51.7%)이 부동산과 부동산 임대업에 투입됐다. 부동산 시장이 휘청거리면 전체 경제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는 구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부동산 가격을 점진적으로 안정화하면서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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