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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보다 무서운 당뇨발…풍선 이용한 ‘혈관 재개통술’로 다리 절단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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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보다 무서운 당뇨발…풍선 이용한 ‘혈관 재개통술’로 다리 절단 막아

입력
2017.09.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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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확장술로 다리 혈관 살려 발 절단 90~95% 예방

시술 받지 않으면 발 절단 5~6배 늘어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병성 족부질환(당뇨발)은 당뇨합병증 가운데에서도 가장 무서운 합병증이다. 전체 환자의 70~80%가 발을 절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의 발 피부와 점막에 상처ㆍ궤양ㆍ괴사가 생겨 발이 손상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당뇨발은 당뇨병에 걸린 뒤 10~14년 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국내에서는 60만~80만명이 당뇨발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따르면 당뇨병 때문에 발에 궤양이 발생하면 5년 후 사망률이 43~55%이고, 절단하면 5년 내 사망률이 74%나 된다. 원제환 아주대병원 당뇨발클리닉 영상의학과 교수를 만나 당뇨발에 대해 들었다. 원 교수는 당뇨발로 인한 발 절단을 막을 수 있는 혈관 재개통술(풍선확장술)의 권위자다.

원제환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신경에 문제 있거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당뇨발에 걸릴 수 있지만 풍선 등을 이용한 혈관 재확장술로 발의 절단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아주대병원 제공
원제환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신경에 문제 있거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당뇨발에 걸릴 수 있지만 풍선 등을 이용한 혈관 재확장술로 발의 절단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아주대병원 제공

-당뇨발은 왜 생기나.

“당뇨발의 85% 정도가 발톱을 깎다가 생긴 작은 상처라든지 발바닥에 생긴 작은 물집 등 아주 작은 상처에서 시작된다. 이런 작은 상처가 낫지 않고 궤양이 되고 점점 악화하면 까맣게 썩어 들어가 발을 잘라낼 수 밖에 없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을 잘라내는 원인의 절반 가량이 당뇨병 때문이다.

당뇨발의 원인은 신경이 문제가 있거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 3분의 2 가량은 혈액순환장애 혹은 신경ㆍ혈액순환장애가 함께 오는 경우다. 혈관이 막혀 생기는 혈액순환장애의 증상은 발이 차고, 시리거나 아프며, 발가락이 갑자기 까맣게 썩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의 25% 정도가 당뇨발을 앓는데, 우리나라에서는 60만~80만명이 당뇨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뇨발 환자 가운데 매년 1,000명 당 6.5명 정도가 발을 절단하게 된다.

당뇨병이 오래 되면 감각이 둔해져 발에 상처가 나도 며칠 동안 잘 모를 때가 있다. 따라서 발을 청결히 하고 양말을 늘 신어 발을 보호하고 발 상태를 자주 살펴야 한다. 일단 발에 상처가 나면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집에서 자가 치료하다 발등까지 썩어 다른 치료를 하지 못하고 발을 절단해야 하는 일을 종종 보게 돼 안타깝다.”

-발에 궤양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발에 궤양이 생기면 드레싱을 하거나 감염된 조직을 제거하면서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발 궤양 원인이 혈액순환장애라면 혈관 재개통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 상처 부위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게 한다. 혈액순환장애로 인한 당뇨발은 무릎 아래쪽에 있는 지름 2~3㎜의 작은 혈관이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혈관이 막혀 피가 돌지 않으면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 되고 항생제도 공급되지 않아 상처가 잘 낫지 않게 된다. 발가락이 썩어 절단하더라도 절단 부위의 상처가 낫지 않아 더 크게 잘라낼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발 절단 이유가 당뇨발이 교통사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당뇨발 환자 가운데 25%는 발이 썩는 괴사(壞死)가 진행된다. 이 가운데 4분의 1은 발을 잘라내는 수 밖에 없다. 당뇨발로 발을 잘라내는 수술이 2009~2014년 9,155건으로 알려져 있다. 한해 평균 2,000명 가까이 당뇨발로 발을 절단하는 셈이다. 발가락이나 발을 절단하면 제대로 걷지 못해 심폐 기능이 떨어져 사망률이 높아지게 된다.”

풍선으로 막힌 혈관을 넓힌 모습.
풍선으로 막힌 혈관을 넓힌 모습.

-당뇨발이 생기면 발을 잘라낼 수 밖에 없나.

“당뇨발이 심해져 발이 썩으면 별도리 없이 발을 절단해야 한다. 그러면 환자나 가족의 삶의 질은 엄청나게 떨어지게 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뇨발 환자의 말초혈관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치료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치료가 막힌 혈관을 뚫어 혈액이 제대로 돌게 만드는 ‘혈관 재개통술’이다. 혈관 재개통술은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가 있다. 비수술적인 치료인 혈관 재개통술로는 풍선을 이용한 ‘풍선확장술’이 가장 널리 쓰이는 시술이다.

풍선확장술은 다리를 부분 마취한 뒤 사타구니 동맥을 통해 2~3㎜ 정도의 긴 풍선을 좁아진 다리 혈관에 넣어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시술이다. 다리의 큰 혈관뿐만 아니라 발목 이하의 작은 혈관에도 시술할 수 있다. 전신 마취를 하지 않기에 시술시간은 평균 1~2시간 정도다. 풍선확장술을 통해 막혔거나 좁아진 다리 혈관이 다시 열리면 혈액이 원활히 돌게 되므로 당뇨발 환자의 발 통증이 호전된다. 또한 다리와 발의 혈류가 개선돼 발의 괴사가 최소화하거나 완치할 수 있다.”

-풍선확장술 성공률은 어느 정도인가.

“풍선확장술의 성공률은 90~95%에 달한다. 시술 후에 발등 이상 자르는 ‘주요 절단’을 막을 확률은 90%나 된다. 그러나 풍선확장술을 받지 않으면 다리를 잘라내야 경우가 5~6배 정도 증가한다. 따라서 당뇨발 환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시술이 바로 풍선확장술이다. 풍선확장술을 받은 뒤에도 당뇨병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혈당도 엄격히 조절해야 하며, 고지혈증이 있다면 전문의에게 치료도 받아야 한다. 덧붙여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등 발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당뇨병 환자의 발 관리법>

①발 궤양으로 악화할 수 있는 발 부상 여부를 매일 살핀다.

②미지근한 물로 발을 씻되 장시간 담그지 않는다.

③발의 보습 상태를 유지하되 발가락 사이는 건조하게 유지한다.

④발톱은 너무 짧지 않게 일자 모양으로 자른다. 발톱 가장자리는 줄로 간다.

⑤발에 생긴 각질이나 티눈을 제거하지 않는다. 제거과정에서 발이 감염될 수 있다.

⑥신발 안창을 잘 살핀다. 이물질이 상처가 생길 수 있다.

⑦알맞은 신발을 신어 발을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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