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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사퇴 카드에 비서실장이 고개까지 숙인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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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사퇴 카드에 비서실장이 고개까지 숙인 청와대

입력
2017.09.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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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 사퇴와 관련, "특별히 인사논란이 길어지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걱정을 하신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 국민 여러분께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다짐의 말씀도 드린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 사퇴와 관련, "특별히 인사논란이 길어지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걱정을 하신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 국민 여러분께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다짐의 말씀도 드린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15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낙마 카드를 예상보다 일찍 사용하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통과에 올인하고 나섰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인사 논란을 사과하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한 것도 야당에 김명수 후보자 인준 명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주말 여론 변화 추이와 여야 물밑 협의 결과가 김 후보자 인준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여야가 13일 ‘부적격’ 판정을 내린 박성진 후보자 사퇴 시점을 두고 이틀 동안 고심을 거듭했다. 진퇴양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박 후보자 사퇴가 불가피하지만 야당이 김명수 후보자 인준안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기 때문에 사퇴 카드를 함부로 쓸 수는 없다는 게 청와대의 고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국회 인사청문보고서를 송부 받은 뒤 “담담하게 대처하라”고 말해 박 후보자 사퇴 결단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사법부 수장 공백을 막기 위해 결단을 미룰 수는 없다는 게 여권의 판단이었다. 일단 야당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청와대가 먼저 손을 내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을 제외하곤 청와대 최고 책임자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직접 나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고 야당에 양해를 구한 게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임 실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청와대 역시 국회 판단을 존중하고 수용하며 앞으로 국회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듣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안경환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로 인한 공개 사과 이후 3개월여 만에 임 실장이 다시 나선 것은 그만큼 야당 협조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또 자신들이 발탁했던 박성진 후보자에 대해 예의를 갖추면서,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한 비판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였다.

물론 청와대의 최대 관심은 박 후보자 사퇴 후 김명수 후보자 인준안 통과다. 임 실장은 “1948년 정부수립 이래 국회 동의절차 지연을 이유로 사법부 수장이 공석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24일 이전에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2011년 9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사법부 수장 공백을 막으려 장외투쟁을 중단했던 사례도 다시 언급하며 여론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다만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6월 여야는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낙마,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통과’ 카드를 조율한 경험이 있긴 하다. 하지만 사법부 수장 자리는 그 무게감이 더 크기 때문에 단순한 주고받기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야당 설득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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