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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도 쿠르드 독립투표 막기 실력행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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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도 쿠르드 독립투표 막기 실력행사 나섰다

입력
2017.09.1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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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키르쿠크주지사 해임안 가결

바르자니 수반 “협상 여지 없다”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자치구역 수도 에르빌에서 13일 독립투표를 지지하는 쿠르드인들이 쿠르디스탄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에르빌=EPA 연합뉴스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자치구역 수도 에르빌에서 13일 독립투표를 지지하는 쿠르드인들이 쿠르디스탄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에르빌=EPA 연합뉴스

이라크가 이라크 내 쿠르드자치정부(KRG)가 추진하고 있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력행사로 저지하고 나섰다.

이라크 의회는 14일(현지시간) 북부 키르쿠크주의 나즈말딘 카림 주지사를 해임하는 투표를 가결했다. 쿠르드계인 카림 주지사는 앞서 지역의회의 결정에 따라 9월 25일로 예정된 쿠르디스탄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쿠르디스탄 독립 주민투표가 비헌법적이고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라크 의회는 이날 쿠르드계 의원들이 전원 항의 표시로 불참한 가운데 카림 주지사를 “국가의 통합과 키르쿠크의 시민평화를 해친다”는 이유로 해임하기로 결의했다.

카림 주지사와 키르쿠크주의회는 의회의 결정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사퇴 불가 방침을 밝혔다.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 수반도 “독립 투표를 놓고 바그다드 정부와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의회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라크의 주요 석유 산지 중 하나인 키르쿠크는 아랍ㆍ쿠르드ㆍ투르크멘ㆍ기독교인이 뒤섞여 거주하는 지역이다. 2014년 이슬람국가(IS)가 북부 전역에 대공세를 가했을 때 이라크 군이 버리고 후퇴하자 쿠르드 민병대 페슈메르가가 대신 통제에 나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행정상으로는 쿠르드 자치지역이 아니라 이라크 정부 산하에 있지만 사실상 쿠르드족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다. 이 때문에 이라크 정부 입장에서는 유전지역인 키르쿠크에 쿠르드 독립파의 영향력이 미치는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쿠르디스탄 독립 주민투표는 이라크 정부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경계하고 있다. 터키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KRG가 독립 국민투표를 강행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터키는 쿠르디스탄 독립이 자국 내 쿠르드노동자당을 자극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독립 주민투표도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다.

쿠르드자치정부가 추진하는 독립 주민투표에 법적 구속력은 없으며 미국ㆍ유럽연합(EU)ㆍ이란 등도 일제히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독립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쿠르드자치정부 대변인은 “독립의 적기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투표는 분리독립 자체보다는 이해 당사국에 대한 협상력 확보가 목적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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