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최저임금 개선 토론회 열어
상여-수당 많고 기본급 적을 땐
명목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낮아
“업종-지역별 특성 맞게 설정해야”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김강식 한국항공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경총 제공

1,000인 이상 사업장인 대기업 A사의 신입 직원 B씨의 올해 임금 총액은 3,940만원이지만,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근로자에 속한다.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기본급과 일부 고정수당은 1,89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B씨의 연봉은 6,111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때 기본급 외에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포함시키지 않으면 오히려 고액 연봉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상여금과 수당, 복지성 급여 등 실질 임금이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김강식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 같은 사례를 발표하며 “30년 전 당시의 시대상황에 따라 제정된 최저임금제도를 현재 여건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업종ㆍ지역별로 사업 여건, 지급능력, 생산성, 생계비 수준 등에 큰 차이가 있음에도 획일적 최저임금 기준을 모든 기업에 적용하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업종ㆍ지역별 특성에 맞게 최저임금을 설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 범위를 현실화해 상여금, 수당, 복지성 급여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성 강원대 교수도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에는 1개월을 초과해 지급하는 정기상여금 등이 빠져 있어, 결과적으로 연봉 4,000만원대 대기업 근로자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는 왜곡된 결론에 이른다”며 “법원에서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만 협소하게 유지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의 좁은 산입범위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와 비교해 내국인 근로자가 역차별받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근로자는 숙식비 등 간접 인건비를 내국인의 2배 이상 많이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숙식비를 포함할지를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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