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철거 학교서 대량 검출되자
1226개교 사후 안정성 조사 착수
석면 입자 검출 땐 휴교조치 예정
“수업한 지 한참…방학 때 했어야. 검출 땐 그동안 무방비 노출된 셈”

정부가 여름방학 기간 석면 철거 공사를 진행한 학교에 대해 전수 실태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석면 철거를 한 일부 학교에서 석면이 대량 검출된 것으로 나오자 부랴부랴 부처 합동으로 실태 점검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학교들이 이미 개학한 뒤에야 뒷북 조사가 시작되면서 잘못된 철거 공사로 이미 학생과 교사들이 석면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환경부와 교육부, 고용노동부는 4일부터 지난 여름방학 중 석면철거공사를 진행한 1,226개교를 대상으로 사후 안정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석면안전관리법상 감리인 지정 대상(철거면적 800㎡ 이상) 760개교는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반이 직접 조사하고 감리인 지정 대상이 아닌 466개교는 교육청과 학교 석면안전관리인이 자체조사 한다. 조사반의 현장조사 결과 석면 잔재가 발견되거나 공기 중 기준 농도(0.01개/㎤) 이상의 석면 입자가 검출될 경우 교육부는 정밀 청소를 지시하고 필요 시 휴교 조치 할 예정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국 1만3,558개 학교에 석면 자재가 사용됐으며, 매년 2,000억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방학마다 순차적으로 학교 건물의 석면 철거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후 조사는 지난달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학부모들이 여름방학 중 석면 철거공사를 진행한 서울, 경기지역 5개 학교의 사후처리를 조사한 결과 철거 공사가 끝난 상태임에도 석면이 다수 검출된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중 경기 과천의 관문초등학교는 석면이 다량 검출돼 8월 9일부터 고용노동부로부터 출입 금지 통보를 받았으며 학부모들의 등교거부 운동 끝에 8월 31일로 예정됐던 개학도 무기한 미뤄진 상태다.

문제는 사후 조사가 학생들의 개학 이후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후 조사 방안은 학교 철거현장 석면 문제가 제기된 이후인 지난 달 22일 확정됐지만, 실제 조사는 13일이나 지난 이달 4일에야 시작됐다. 조사방안 마련 후 바로 점검에 착수했다면 개학 이전에 마무리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부처 협의 과정이 진통을 겪었다는 게 관련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뒤늦게 관문초처럼 석면이 검출된다면 해당 학교 학생과 교사들은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떠안게 되는 상황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개학한지 한참 지난 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된 곳이 확인된다면 그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한 학생과 교사들은 이미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것”이라며 “문제가 제기된 후 바로 정부 합동 조사를 진행해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개학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철거, 감리 업체가 한정돼 있는데 학교 석면 철거가 짧은 방학기간 동안 한꺼번에 진행되다 보니 일이 급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며 “현장에서의 철거 과정이나 감독, 감리 과정에서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7일 경기 과천 관문초등학교의 교사 입구가 출입통제선과 비닐로 막혀있다. 관문초등학교는 석면 철거공사 이후 8월 9일부터 고용노동부로부터 출입금지 조치를 받은 뒤 한달 째 봉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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