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일자 "무료로 요구한 적 없다" 페이스북에 해명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최영미 시인. 박서강 기자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1994)로 유명한 최영미 시인이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 홍보를 해줄 테니 1년 간 객실을 무료로 제공해달라는 요청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시인은 10일 페이스북 자신의 계정에 "어제 집주인에게서 월세 계약 만기에 집을 비워 달라는 문자를 받았다"라고 운을 뗀 뒤 "이사를 안 하는 방법이 없을까? 11월 만기일에 짐 빼고 아예 이 나라를 떠날까. 떠나서 지구 어디든 이 한 몸 뉘일 곳 없으랴. 심란해 별별 생각 다 들었지만, 병원에 계신 어머니 때문에 멀리 갈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자신의 곤란한 처지를 설명했다.

이어 "고민하다 번뜩 평생 이사를 가지 않고 살 수 있는 묘안이 떠올랐다"며 "제 로망이 미국시인 도로시 파커처럼 호텔에서 살다 죽는 것. 서울이나 제주의 호텔에서 내게 방을 제공한다면 내가 홍보 끝내주게 할 텐데. 내가 죽은 뒤엔 그 방을 '시인의 방'으로 이름 붙여 문화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지 않나”라고 썼다. 최 시인은 실제로 해당 호텔에 메일을 보냈다며 그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00호텔의 00레스토랑을 사랑했던 시인 최영미입니다. 제안 하나 하려고요. 저는 아직 집이 없습니다. 제게 00호텔의 방 하나를 1년간 사용하게 해주신다면 평생 홍보대사가 되겠습니다. (…) 제 페북(페이스북)에도 글 올렸어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라셨을 텐데, 장난이 아니며 진지한 제안임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시인은 메일 내용 뒤에 "그냥 호텔이 아니라 특급호텔이어야 한다. 수영장 있음 더 좋겠다. 아무 곳에서나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나"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글이 올라온 뒤 페이스북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가열되자, 최 시인은 “무료로 방을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명에 나섰다. 그가 호텔의 답변을 받은 뒤 재차 보낸 메일에는 “방을 구경한 다음에야 값이 정해질 것 같다”는 내용이 있다. 최 시인은 논란에 대해 ”기가 막히다”며 “00호텔에 장기투숙할 생각, 지금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시인의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50만 부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그럼에도 최 시인은 지난해 5월 페이스북에 '연간 소득 1300만원 미만의 무주택자라 생활보호 대상자란다'라는 글을 남겨 생활고를 토로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