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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설계자 “서울 ‘녹색괴물’ 도시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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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설계자 “서울 ‘녹색괴물’ 도시 됐으면"

입력
2017.09.0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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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7017’을 설계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스는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의 강연자로 한국을 찾았다. 서울세계건축대회 제공
‘서울로 7017’을 설계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스는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의 강연자로 한국을 찾았다. 서울세계건축대회 제공

서울역 앞 옛 고가도로를 보행자 도로로 바꾼 ‘서울로 7017’(서울로)의 설계자 비니 마스가 한국을 방문했다. 네덜란드 건축사무소 MVRDV의 공동대표인 마스는 현재 세계건축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자 한국과 오랜 인연을 지니고 있다. 2010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의 ‘안양 전망대’, 2016년 광주비엔날레재단의 ‘광주 GD 폴리’ 등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국제건축연맹(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의 강연 차 한국을 방문한 그를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났다. 서울로를 향한 비판과 칭찬에 대해 그는 “서울로는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 완결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건축대회에 참가한 소감은?

“조금 늦게 도착해 대회를 다 둘러보진 못했지만 도시와 건축이 함께 이런 이벤트를 만드는 게 도시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북한에선 해체(deconstruction, 수소폭탄 해체를 뜻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남한은 건축(construction)에 대해 말하는 흥미로운 상황이다. 해체와 건축이 만나는 이 순간을 지지하기 위해 지금 여기에 왔다.”

-서울로가 공개된 후 좋다는 말도 있지만 비판도 있다.

“서울로는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다. 만드는 과정 자체도 중요했고, 이후 서울로를 걷는 사람들에 의해 아직도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 있다. 연결로를 늘리는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고 나도 여기에 참여하고 싶다. 여러분도 도와주길 바란다. 한국에서 서울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존재하는 걸 알고 있다. 비판은 발전에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나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모두 수용한다. 불만으로 인해 서울로가 더 많이 개선되길 바란다.”

-동선이 불편하다든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는데 들어본 적이 있나.

“일일이 듣진 못했다. 동선의 불편함은 연결로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예산에 한계가 있었다. 나무를 심는 부분에선 종 다양성을 중시했다. 그런데 이것 역시 구조의 문제에 부딪혔다. 나무와 흙을 더 많이 넣기 위해선 콘크리트를 쓸 수 밖에 없었는데, 하중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했다. 앞으로 벤치와 나무를 더 많이 설치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연결로를 늘려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서울로가 더 좋은 곳이 되려면 지속적인 유지와 관리가 필요하다. 유지와 관리는 사랑의 상징이다. 모든 건축물은 사랑과 관심을 통해 더 좋아진다. 서울로는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 완결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지난 4월 공사 중인 '서울로 7017'의 모습. 옛 고가도로를 2만4,000여 그루의 꽃과 나무가 심긴 보행자 도로로 바꾼 것에 대해 서울시민들의 찬반이 엇갈렸다. 홍인기 기자
지난 4월 공사 중인 '서울로 7017'의 모습. 옛 고가도로를 2만4,000여 그루의 꽃과 나무가 심긴 보행자 도로로 바꾼 것에 대해 서울시민들의 찬반이 엇갈렸다. 홍인기 기자

-이번 대회의 주요 화두 중 하나인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서울의 미래를 그려본다면.

“20년 전 처음 서울을 방문했을 때 모든 게 대단해 보였다. 차로 가득했고 모든 건물이 똑같았다. 지금은 사용자 중심의 편리하고 국제적인 도시가 됐다. 서울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서울이 녹지가 많은 도시가 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강이 가운데를 관통하고 차로 10~15분만 나가면 산을 만날 수 있는 도시는 흔치 않다. 이건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어디서나 수영을 하고 산을 오를 수 있는 도시의 모습을 그려봤다. 더 많은 숲과 공원을 통해 서울이 거대한 ‘녹색 괴물’ 같은 도시가 되면 좋겠다.”

-오늘 강연에서 다룰 주제는 무엇인가

“오늘의 주제는 ‘속삭이는 자연(Whispering nature)’이다. 중미 국가 코스타리카를 예로 들어 마음 속에 자연을 담아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코스타리카는 가난한 나라지만 국토의 25%가 국립공원으로 조성된 녹색 국가다. 코스타리카의 도시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통해 서울이 자연과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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