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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자동차 현대사] 국내 최초 소비자용 하이브리드차…엔진소리 없는 유령 같았다

입력
2017.09.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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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프리우스 기반으로 한

렉서스 최초 하이브리드 모델

생소했던 기술 국내에 선보여

2006년 렉서스 RX400h의 등장으로 한국에서 비로소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대가 열렸다.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최초의 하이브리드차였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도 없던 시절, RX400h의 판매가격은 8,000만원이었다.

세계적으로 처음 판매를 시작한 양산 하이브리드차는 1997년 토요타가 시판한 프리우스였다. 2006년 당시는 토요타 브랜드가 한국 판매를 시작하기 이전이었다. 토요타는 2009년에서야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 이런 사정 때문에 프리우스에 앞서 토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한국의 하이브리드 시대를 연 셈이다.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차 타이틀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가져갈 수도 있었다. 같은 해 상반기에 혼다가 국내 시판을 검토했지만 시기상조라 판단하고 계획을 미룬다. 혼다는 RX400h 판매가 시작되자, 이듬해인 2007년 초 시빅 하이브리드를 들여오게 된다.

물론 그 이전에도 국내 메이커와 일부 대학에서 연구개발용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판매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최초의 국산 하이브리드차는 2009년 등장한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다. 렉서스 RX400h보다 3년 늦은 지각생이었다. 한국에서 렉서스 RX400h는 하이브리드의 선구자라 할만하다. 수입차가 한국의 자동차산업을 자극하고 기술개발을 촉발한 좋은 사례다.

RX400h는 또한 렉서스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이기도 하다. 프리우스를 통해 갈고 닦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렉서스에 이전시켜 만든 첫 모델이었던 것. V6 3.3 가솔린 엔진과 모터의 조합으로 당시 기준 ℓ당 12.9㎞의 연비를 인증받았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소형세단 수준의 연비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3 V6 엔진이 전기모터와 함께 상황에 알맞게 작동해 파워와 가속력 및 연비를 향상했다.

오프로드 주행을 강조하는 거칠고 강인한 SUV들과 달리 RX400h는 고급세단 못지않게 조용하고 승차감이 뛰어난 편이었다. 시동을 켜도 엔진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유령의 발걸음처럼 소리 없이 움직이는 전기차 같은 반응은 지금까지의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하이브리드의 본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감속과 제동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시스템도 당시엔 생소한 기술이었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하이브리드의 선구자일 뿐 아니라 전도사였다.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은 물론, 주요 모델에 하이브리드 차종을 배치해 친환경차 중심의 전략을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이어오고 있다. 시류에 편승해 디젤차를 내놓을 법도 했건만, 디젤엔진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오직 하이브리드’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토요타와 렉서스는 철학이 있는 브랜드라 할만하다.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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