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이래도 폭발력 의심? 북한, ICBM 장착용 수소탄 공개

알림

이래도 폭발력 의심? 북한, ICBM 장착용 수소탄 공개

입력
2017.09.03 10:50
0 0

김정은, 핵무기연구소 시찰… “꽝꽝 생산”

“수소탄 최첨단 갱신… 거대 살상파괴력”

“소형 핵탄두 미완” 평가 반박 의도인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두로 장착할 높은 단계의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고 3일 관영 매체를 통해 밝혔다. 연구소를 찾아 이를 보고 받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강력한 핵무기를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진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북한이 충분한 폭발력을 가진 핵탄두를 개발하지 못했다는 한미 평가를 반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찾아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전하며 “핵무기연구소에서는 핵무기 병기화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킬 데 대한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의도에 맞게 최근에 보다 높은 단계의 핵무기를 연구 제작하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하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통신은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새로 제작한 대륙간탄도로켓(ICBM)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을 보아주시었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핵무기 병기화 실태’에 대한 종합보고를 받고 “우리의 힘과 기술로 만들어낸 초강도 폭발력을 가진 주체식 열핵무기를 직접 보니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도 핵무력 강화의 길을 굴함 없이 걸어온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열 및 열핵장약을 비롯한 수소탄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100% 국산화되고 무기급 핵물질생산공정으로부터 부분품 정밀가공 및 조립에 이르기까지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공정들이 주체화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먹은 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기연구소가 국가 핵무력 완성을 위한 마감 단계의 연구개발 전투를 빛나게 결속하기 위한 총 돌격전을 힘있게 벌여야 한다”고 지시하며 ‘핵무기 연구 부문 앞에 나서는 강령적 과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통신은 이 무기와 관련, “우리의 핵과학자, 기술자들은 첫 수소탄 시험에서 얻은 귀중한 성과에 토대하여 핵 전투부로서의 수소탄의 기술적 성능을 최첨단 수준에서 보다 갱신했다”고 밝혔다. 개발 중인 핵 무기에 큰 기술적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무기의 성능에 대해서는 “핵탄 위력을 타격 대상에 따라 수십 kt급으로부터 수백 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수소탄은 거대한 살상파괴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전자기펄스)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책임일꾼들과 핵무기연구소 과학자들이 이날 시찰에 나선 김 위원장을 현지에서 맞이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호리병 형태인 점으로 미뤄 핵분열탄을 폭발시키고 그 폭발력으로 핵융합 반응을 만들어내는 방식의 수소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분열이라는 언급 등을 감안할 때 아직 완성된 수소폭탄은 아닌 것 같다”며 “ICBM 탑재용 핵탄두의 폭발력과 소형화ㆍ경량화 여부에 대한 한미의 의심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수소탄 개발은 ICBM용 핵탄두 소형화ㆍ경량화에 필수적 수순이다.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쓰는 일반 원자탄을 기폭 장치 삼아 고온ㆍ고압을 발생시키고 이를 이용해 연쇄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폭발력을 얻기 때문에 원자폭탄보다 위력이 수십ㆍ수백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지금까지 5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통해 비약적인 기술 발전상을 선보였다. 실험을 거듭할수록 폭발 위력이 증가했다. 지난해 1월 이뤄진 4차 핵실험에서는 핵분열 장치에 핵융합 물질을 넣어 폭발력을 키운 증폭핵분열탄 시험을 했다는 게 우리 당국 평가지만 당시 북한은 ‘수소탄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이) 상시적으로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6차 핵실험을 한다면) 이번에는 북한이 주장하는 수소폭탄이나 증폭핵분열탄 식으로 상당히 강력한 위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