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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 앞으로 넘어질 때 가장 위험

입력
2017.08.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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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멈춰서는 동결보행 탓

파킨슨병 환자는 앞으로 고꾸라지는 낙상을 당하면 다른 방향으로 넘어진 환자보다 부상이 심하고 낙상이 반복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파킨슨병 환자는 앞으로 고꾸라지는 낙상을 당하면 다른 방향으로 넘어진 환자보다 부상이 심하고 낙상이 반복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파킨슨병 환자가 앞으로 고꾸라지면 다른 방향으로 넘어지는 것보다 부상을 더 심하게 당하고 반복될 가능성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진환ㆍ윤진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2014년 12월~2015년 6월 병원을 찾은 환자 중 2번 이상 낙상을 경험한 환자 62명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70.5세로 파킨슨병이 발병한지는 평균 11.3년이 지났다. 남성이 32명, 여성은 30명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낙상 방향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눴다. 낙상환자 중 45명은 앞으로, 나머지 17명은 뒤로 넘어지거나 옆으로 넘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두 그룹은 낙상이 발생한 상황부터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앞으로 넘어진 환자는 주로 돌아서거나 걷다가 낙상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넘어진 환자는 앉거나 서는 상황, 돌아설 때 낙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환자들의 넘어지는 방향이 달라진 데는 동결보행과 자세불안정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동결보행이란 걷던 중 갑자기 멈춰서는 등 마치 얼어붙은 사람처럼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움직이려 해도 발이 꼼짝도 하지 않는 환자들은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넘어진 것이다.

연구팀이 이들 환자의 나이와 성별, 파킨슨병 투병 기간 등 인구학적, 임상적 요인들을 고려해 비교했을 때 앞으로 넘어지는 환자는 동결보행이, 옆뒤로 넘어지는 환자는 자세 불안정과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두 그룹간 동결보행이 어느 정도인지 설문조사를 토대로 점수를 매긴 결과도 앞으로 넘어진 환자의 동결보행 점수가 평균 12.2점이었다. 다른 방향으로 넘어진 환자들의 점수 8.7점보다 1.4배 더 높았다.

반면 다른 방향으로 넘어진 환자는 자세불안정이나 운동불능, 근육경직, 심리적 요인 등으로 균형을 잡지 못하는 것이 주 낙상 원인이었다. 문제는 넘어진 방향에 따라 부상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고령인이 대부분인 파킨슨병 환자는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클 뿐 아니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앞으로 넘어진 환자는 절반 이상(53.3%)이 중등도 이상의 부상을 입은 반면 다른 방향으로 넘어진 환자의 3분의 2(64.7%) 가까이는 병원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경미했다.

때문에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넘어지지 않도록 걸을 때 조급해 하지 말고, 앞을 바라보면서 되도록 보폭을 크게 하라고 조언했다. 또 걷다가 몸을 돌릴 때는 다리가 엇갈려 발이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낙상은 파킨슨병 환자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원인인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며 “환자가 낙상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도록 환자는 물론 보호자, 의료진 모두 환자가 넘어진 방향 등을 평소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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