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성지’ SNS 글 이후
강인철 前 청장의 부속실장
“휴대폰 강제 디지털포렌식”주장
姜 “SNS 삭제 지시 받았다”
李청장 부인하자 공개적 반박
이철성(왼쪽) 경찰청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청이 강인철(치안감) 전 광주경찰청장(현 중앙경찰학교장)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부속실장의 휴대폰을 강압적으로 빼앗아 ‘디지털포렌식’을 하고 인격적 모멸감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정농단 촛불집회 당시 광주경찰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화의 성지’ 글(본보 7일 10면 보도)을 올린 이후 좌천된 강 전 청장에 대해 신상털기식 감찰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7일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 전 청장의 부속실장 A씨는 지난달 초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경찰청 감사관실 직원 BㆍC씨가 자신 등을 조사하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고 직권남용을 했다’는 진정을 냈다.

그는 진정에서 B씨 등이 강 전 청장의 예산유용 제보 등과 관련, 지난 6월 말쯤 중앙경찰학교를 방문해 ‘디지털포렌식을 한다며 제 휴대폰을 반 강제적으로 빼앗아 전원을 껐다’며 ‘추출정보 목록 등에 대한 고지와 통보절차를 지키지 않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포렌식은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에 남아 있는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A씨는 ‘당시 B씨 등이 자신을 흉악 범죄자 취급하며, 비꼬는 말투로 모멸감을 줬다’면서 ‘심리적 압박과 강요로 디지털포렌식 동의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B씨 등은 이후 A씨 휴대폰에서 얻어낸 광주청장 관사 옛 청소도우미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A씨 등과의 금융거래 내역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청소 대가로 지불된 돈의 출처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경찰의 계속된 추궁으로 나이가 70세인 도우미 할머니 측에서 내게 전화해 ‘개인정보를 왜 알려줘 협박을 당하게 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고 지인들에게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충북의 한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지난해 11월 18일 광주경찰청이 SNS에 올렸다가 이철성 경찰청장의 전화를 받은 뒤 삭제한 글. 연합뉴스

경찰청은 A씨와 중앙경찰학교 관사ㆍ부속실 근무 의경, 광주경찰청 회계ㆍ경리담당 직원 등을 5주 동안 조사해 지난달 강 전 청장을 징계에 회부하기로 했다. ▦중앙학교예산 70만원으로 경찰청 부하 직원들에게 과일을 선물하고 ▦중앙학교 관사에 개당 20만, 30만원짜리 이불 310만 원어치(10여 개)를 구입했다는 등의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강 전 청장 측은 “중앙학교장 관사는 (대통령, 국무총리 등의) 경호목적으로 지어져 방이 8개나 된다”며 “올 1월 발령 당시 각 방에 이불이 없어 비치하고 관사에 오가는 의경 방에도 넣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B씨는 A씨의 인권위 진정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달라 인권위에 소명 자료를 냈다”면서도 구체적 답변은 거부했다.

한편 이철성 청장은 촛불집회 당시 광주경찰청이 SNS에 올린 글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본보 보도에 이날 자료를 내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강 전 청장에게 전화를 걸거나 질책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다만 “고 백남기 농민 노제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4,5일쯤 해외여행 휴가를 낸 강 전 청장을 질책한바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강 전 청장이 “문제의 글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강 전 청장은 “이 청장이 사용한 휴대폰과 집무실 전화 통화기록을 보면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알려왔습니다]

경찰청은 “본지의 광주지방경찰청 SNS 논란 보도와 관련하여 경찰청장은 페이스북 글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2016년 12월 강인철 치안감이 경기1차장으로 전보된 것은 정기인사에 따른 정상적 인사이동이었다. 또한 신상털기식 감찰 보도와 관련해서는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이 자진해서 감찰을 요청하여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이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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